전기흡혈귀 ‘대기전력’을 잡아라
전기흡혈귀 ‘대기전력’을 잡아라
  • 서민규 기자
  • 승인 2012.05.29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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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상업 전력 10%·연 500억 절감 가능
Standby Korea 2010·0.5W 강화 추진

▲ LG의 초절전 모니터
지난해 전기 공급량 부족으로 블랙아웃 직전까지 가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대기전력을 절감해 가정, 상업부문의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사항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대기전력저감은 컴퓨터, 텔레비전 등 사무·가전기기가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대기상태(standby)에서도 소비하는 전력을 말하는 것으로, 복사기나 비디오의 경우는 전체전력소비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무기기는 근무시간내내 켜져 있지만 사용시간은 많지 않고, 가정에서 사용량이 큰 텔레비전의 경우도 전원을 꺼도 플러그가 전원에 연결되어 있으면 일정부분의 전력은 소모된다. 이렇게 대기시간에 버려지는 에너지비용은 우리나라 가정·상업부문 전력사용량의 10%를 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어 ‘전기흡혈귀’라고도 불리우는 대기전력을 우리 가구에서 평균 3만5000원이라는 막대한 양을 소비하고 있다.

낭비되는 대기전력을 모두 차단할 경우 가정별로는 연간 약 한 달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는 연간 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팩시밀리, 복사기, 스캐너, 복합기, 자동절전제어장치, 텔레비전, 비디오, 오디오, DVD플레이어, 전자레인지, 셋톱박스, 도어폰, 유무선전화기, 라디오카세트, 비데, 모뎀, 홈게이트웨이 등을 대기전력 대상품목으로 정하고 집중 관리해 나가고 있다. 이 중 어댑터와 휴대전화충전기는 2009년부터 효율등급 최저효율제(MEPS)적용으로 대기전력 품목에서 제외됐다.

▲ 초절전 복사기
▶▶Standby Korea 2010 성공적 수행
우리 정부는 대기전력을 절감하기 위해 지난 1999년 대기전력 프로그램을 최초로 도입한 이후 2007년부터 주요 전자제품 대기전력 기준을 1W로 강화하는 ‘대기전력 1W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본격적인 대기전력 절감에 나서고 있다. 
당시 미국·호주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대기전력 1W 이하 달성 국가 로드맵 ‘Standby Korea 2010’을 발표하며 국제적으로 대기전력 저감운동을 선도하기도 했다.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e-Standby Program)은 대기전력 저감을 위해 제조업체의 자발적 참여를 기초로 대기시간에 슬립모드 채택과 대기전력 최소화를 유도하는 자발적협약(VA) 제도다.

기업이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에 만족하는 대기전력저감우수제품을 생산 보급하도록 유도함으로서 원천적인 에너지절약을 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한 제도로, 제조 및 수입업체 자체보증으로 대기전력저감기능을 보증하며,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만족한 제품에 대해 에너지절약마크를 부착하고 있다.
대기전력 경고표시제는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대기전력 1W이하 달성 국가 로드맵인 ‘Standby Korea 2010’에 따라 일부 품목에 대해 지난 1999년 강제 규정인 경고표시제를 도입한 것이다.
또 세계 최초로 ‘대기전력 경고표시제’의 도입과 확대시행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 제도를 통해 2008년 기준 19%에 불과한 대기전력저감우수제품 점유율이 2010년 기준으론 98%까지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다. 
대기전력 1W 이하 달성 국가로드맵 ‘Standby Korea 2010’에 따라 도입된 ‘대기전력 경고표시제’는 향후 ‘Standby Korea 2015’수립에 따라 대기전력 0.5W 이하 달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최근 컴퓨터와 모니터의 대기전력 저감기준에 새로운 모드를 도입하고 스캐너, 도어폰, 비데 등의 저감기준은 강화되는 등 대기전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새롭게 마련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4월 5일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시행규칙’을 공포하고 보다 강화된 대기전력저감 프로그램 운영규정(지식경제부고시 제2011-23호)을 개정,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정보화 시대에 에너지사용이 늘고 있는 컴퓨터 등 가전기기에 대해 불필요한 대기전력 낭비를 막고 에너지절약형 제품의 보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2010년 대기전력 경고라벨표시 제도의 세계 최초시행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대기전력 저감정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된 규칙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컴퓨터의 대기전력 저감기준을 기존의 슬립모드·오프모드에서 아이들모드를 추가, 3개의 모드를 측정해 표준연간소비전력량으로 환산하는 ‘TEC(Typical Energy Consumption) 기준’이 도입된다.

또 모니터에 대해서는 오프모드 기준을 강화(1W→0.5W)하고 슬립모드·오프모드 외에 ‘온 모드’도 추가해 측정하도록 하는 등 대기전력 저감기준에 국제측정 방법을 도입한다.
스캐너(슬립모드: 12W→10W, 오프모드: 1W→0.5W), 도어폰(10W → 9W), 비데(전열대기모드 15W→5~10W) 등 3개 제품에 대해서는 저감기준을 강화하며 자동절전제어장치, 유무선전화기 등 2개 제품의 측정방법을 보완하는 등 에너지절약형 제품보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지경부는 올해 아날로그 방식의 TV가 종료됨에 따라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의 TV를 디지털방송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기인 디지털컨버터의 수요 증가에 대비, 이를 대기전력저감 신규 품목으로 지정(7월 1일)하고 현재 시행규칙 개정사항인 대기전력저감 대상제품 지정을 고시에 위임해 탄력적인 제도 운영을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향후 현재 대기전력 1W 적용 기준을 2015년까지 0.5W로 단계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이는 가정 전체 전력손실의 6%를 차지하는 대기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것으로 현재 1W인 대기전력저감 기준을 2015년까지 0.5W로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24시간 대기상태인 네트워크 제품의 대기전력을 집중 관리한다. 이를 위해 올해는 모니터, 스캐너, 식기세척기부터 0.5W 기준을 적용한다.

▶▶실천이 대기전력 줄이기 ‘핵심’
대기전력을 손쉽게 줄이면서 지구환경 보전운동에도 참여하는 방법은 바로 절전형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에 등록된 대기전력저감우수제품(에너지절약마크제품)은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자동적으로 슬립모드 등의 최소 전력모드로 전환돼 에너지를 절약한다.
대기전력저감우수제품은 제품에 부착된 에너지절약마크를 통해 알 수 있고 인터넷 에너지절약제품 목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어 조금의 관심만 있으면 실생활에서 손쉽게 실천이 가능하다.
제품 구입시 대기전력저감우수제품을 확인하는 것 이외에도 대기전력 차단을 위한 또 다른 실천사항으로는 대기전력저감기준 미달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멀티탭 사용과 플러그 뽑기 등을 실천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대기전력 차단을 위해 고효율 제품을 구입하면 전기요금 절약과 더불어 생활 속 온실가스 감축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1석2조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또 판매자에게는 고효율기기 보급 촉진에 대한 책임의식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사용시간에 비해 대기시간이 긴 전자레인지의 경우 에너지절약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선택하면 대기전력이 1/3 이하로 감소하는 등 에너지 절약효과가 크다”며 “대기전력 차단을 위해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대기전력 절감 제도와 프로젝트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대기전력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국민의 동참과 제조업체의 기술개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합쳐질때 대기전력 0W 달성을 통한 에너지절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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