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천연가스 상당부분 ‘셰일 가스’가 차지
미래 천연가스 상당부분 ‘셰일 가스’가 차지
  • 변국영 기자
  • 승인 2012.05.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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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대안 ‘급부상’… 정책·수송인프라 갖춰야
생산 과정서 발생하는 환경 훼손 문제 해결해야


최근 들어 비전통 에너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가의 상승과 변동성이 심화됨에 따라 기존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비전통 에너지 자원에 대한 각국 정부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 등 국제적인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에너지 컨퍼런스로 55개국 이상의 에너지 기업의 임원과 정·재계 인사 등이 참가하는 ‘CERAWEEK 2012’가 지난 3월 5∼9일까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도 비전통 에너지자원이 주요 이슈로 논의됐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요가 증가해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르거나 폭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으나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채굴비용이 높은 비전통 에너지 자원의 공급을 촉진함으로써 기존의 예측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둔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비전통 에너지 자원은 채굴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 감소로 개발이 확대되고 있고 생산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EA는 에너지 시장에서 천연가스의 수요와 공급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천연가스의 황금시대’가 도래하고 이러한 공급의 상당부분을 비전통 가스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비전통 에너지 자원은 개발 관련 제도와 수송 인프라 등이 잘 구축된 미국(셰일가스)과 캐나다(오일샌드) 등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으나 비전통 에너지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중국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CIS국가 등 신흥국의 역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론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전통 에너지 자원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훼손 논란은 향후 비전통 에너지 자원의 생산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비전통 가스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청정연료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과 토지훼손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비전통 석유는 추출, 운송, 변환 과정에서 전통석유에 비해 에너지 소모에 따른 탄소 배출량이 많아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전통 에너지는 세계 자원 구도를 변화시킬 분명한 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셰일가스가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전 세계가 59년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막대한 양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가스나 석유의 매장량과 비슷한 규모다. 기존의 가스가 중동이나 러시아 등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는 것과 달리 셰일가스는 전 세계에 고르게 매장돼 있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높은 중국과 미국에 많은 양이 매장돼 있다. 1800년대에 발견된 셰일가스가 2000년대에 들어 생산이 본격화된 것은 혁신적인 채굴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개발로 북미 셰일가스 생산량은 2006년 이후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셰일가스 개발이 앞으로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가스산업의 경우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최대 가스 수입국에서 2016년에는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셰일가스 공급량이 많아지면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되는 저가격 가스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원료는 석유에서 분리한 나프타 중심에서 가스 원료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된 북미 석유화학산업은 저렴한 원료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부흥기에 진입했다.

발전산업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천연가스의 가격이 안정되면서 가스발전 비중이 확대돼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는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할 것이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라는 점이 가스발전 비중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가스발전이 장기적으로 석탄발전을 대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에너지 가격과 수급 전망에 있어 수요 확대로 인한 가격 상승 요인과 함께 비전통 에너지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안정 요인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에 매장돼 있는 비전통 에너지 자원의 탐사와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 비전통 에너지 자원 채굴기술 개발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동해 심해저에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다량으로 매장돼 있다.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영구 동토나 심해저의 저온·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가 물과 결합해 생긴 고체 에너지원이다.
정부는 지난 2004년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 계획을 수립한 후 201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3단계에 걸친 시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2014년까지는 시험적으로 생산하는 한편 최적의 상업적 생산기법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비전통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몽골과 호주에서 탄층메탄가스 확보전에 뛰어들었고 셰일가스 확보를 위해 캐나다 광구 지분을 인수해 2018년부터 가스를 국내로 반입할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는 4억9100만 배럴의 셰일오일이 매장된 미국 텍사스주의 광구 지분 23.7%를 매입한 상태다. 셰일오일은 원유 성분의 물질인 케로겐을 함유하고 있는 퇴적암에서 추출하는 비전통 석유다.


▶▶비전통 에너지에는 어떤 것이 있나

o 오일샌드(Oil Sands) = 원유를 함유한 모래 또는 사암으로 아스팔트와 같은 중질유가 10% 이상 함유돼 있다.
o 초중질유(Extra Heavy Oil) = 타르와 같이 점성이 강한 원유로 물보다 무거운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발전용 연료로 사용된다.
o 가스액화연료(Gas to Liquids) = 천연가스를 화학적, 물리적으로 가공해 상온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게 만든 액체상태의 석유다.
o 석탄액화연료(Coal to Liquids) = 석탄에 촉매를 사용해 직접 원유성분을 추출하거나 석탄의 가스화와 화학반응을 통해 만든 액체 상태의 석탄이다.
o 셰일오일(Shale Oil) = 원유 성분 물질인 케로겐을 함유한 퇴적암에서 추출하는 비전통 석유다.
o 셰일가스(Shale Gas) = 모래와 진흙이 쌓여 굳으면서 지하의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함유된 메탄가스로 셰일의 공극률과 투수율이 낮아 수직시추로는 가스를 포집하기 곤란하다.
o 타이트샌드 가스(Tight Sands Gas) = 경질 암반층인 사암층에 함유된 가스로 사암의 공극률과 투수율이 셰일보다 높아 수직 시추를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가스 포집이 가능하다.
o 탄층메탄가스(Coalbed Methane) = 석탄층이 형성되면서 석탄에 흡착된 메탄가스다.
o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s) = 영구 동토나 심해저의 저온과 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가 물과 결합해 생긴 고체 에너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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