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운명, 쓰레기 재활용 능력
지구의 운명, 쓰레기 재활용 능력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5.14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제로’ 쓰레기 정책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사람들이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들, 냄새나고 지저분하고 쓰레기를 샌프란스코시는 가치 있는 자원으로 본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는 ‘제로 쓰레기’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하수 처리시설 EBMUD(East Bay Municipal District)는 유기성 쓰레기에서 상품 가치가 높은 유기성 고체로 만들고 또한 청정에너지를 생산한다. 기름, 지방, 그리스, 음식물 찌꺼기 낙농업이나 동물 사육장에서 나오는 유기성 폐기물은 아무도 원하지 않을 뿐더러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에 버리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그러나 EBMUD는 전에는 하수도에서 나오는 물만 처리했지만 제로 쓰레기 정책의 일부로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서 유기성 쓰레기를 고가의 자원으로 바꿨다. 또한 효율이 높은 터빈을 설치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폐수 처리장이 자체 시설에 공급하고 남는 잉여 에너지를 파는 시설이 되었다.

급속한 도시화와 함께 매립지의 부족으로 세계의 도시들은 제로 쓰레기 정책을 속속들이 내 놓고 있다. 예를 들어 시애틀은 2022년까지 쓰레기 70%를 줄이고 식당에서 음식 포장 용기로 스티로폴을 사용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일회용 포장용기나 접시, 컵, 나이프나 포크 등을 재활용하거나 퇴비화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 환경청 통계에 의하면 미국 쓰레기의 3분의 1만이 재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매립지가 부족하고 땅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는데 사용되는 돈이 오히려 더 경제적이라고 한다. 제로쓰레기국제협회에 의하면 ‘제로 쓰레기’라는 말은 ‘쓰레기가 없다’는 말과 다르다. 이는 생산되는 쓰레기의 90%가 매립지에 가지 않고 태워지지도 않으며 재활용되어 사용되거나 퇴비화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1등 쓰레기 생산국이다. 환경청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일 년 동안 미국민은 2억 4300만톤의 쓰레기를 만들었다. 이는 미국인 한사람이 매일 1.97kg의 쓰레기를 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 재활용되거나 퇴비화되고 소각한 것을 빼면 매립지로 들어가는 양은 1억 3200만톤이다. 미국 도시의 현재 매립 쓰레기양의 감소율은 샌프란시스코 77%, 샌디아고 68%, 로스앤젤레스 65%, 시카고 68%, 휴스턴 26%, 뉴욕 26%, 샌 안토니오 18%, 그리고 피닉스가 17%이다.

이중 샌프란시스코의 제로 쓰레기 정책이 가장 강력하다. 샌프란시스코는 가정이나 일반 사업체에서 나오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이나 건물을 부수는 현장에서도 적용된다. 이들 현장에서는 건축 재료의 65%를 재생된 것이나 재활용해야 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제로 쓰레기 정책의 뿌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캘리포니아 법령 AB 939는 캘리포니아의 도시는 50%의 매립 쓰레기를 줄이라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50%보다는 더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커미션 환경부 회장 랜디 헤이씨가 쓰레기 수거 및 처리회사 노칼 웨이스트 시스템(현 리콜로지, Recology)의 사장과 의논하여 실험 프로그램과 주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삼색 수거통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재활용은 청색, 퇴비용으로는 녹색, 매립지용으로는 흑색을 수거통으로 개별 수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 종류별로 따른 수거에 관한 일체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갔다. 정보 분석으로 알아 낸 것은 쓰레기의 많은 부분이 음식인 것으로 나타났고 2009년에는 음식물 수거를 의무화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교육 캠페인을 벌였다.

매립지로 가는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퇴비화 하는 데는 많은 신기술과 장비가 필요했다. 리콜로지 회사는 수거통 비용과 재활용 처리장을 건설하는 3800만 달러를 투자했고 2009년에는 유기성 폐기물을 비료화하는 첨단 시설의 건설에 250만 달러를 다시 투자했다. 또한 시는 소비자가 매립지로 가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매립 쓰레기양을 줄일 경우 수거비를 줄여 주었다. 처음에는 시 커니셔너들도 회의적이었지만 제로 쓰레기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열광적인 지원을 받았다.
당시 AB 939법안을 다루었던 바이런 쉐어씨는 “오랫동안 환경 보호법을 다루어 왔지만 이것처럼 시민들이 선호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올바른 일을 하기를 원합니다”라고 회상했다.

결과는 확실한 성공이었고 이 성공은 인근 도시들을 자극하여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오크랜드, 버클리, 산호세에서 추진되고 있다. 2006년 매립장으로 가는 쓰레기의 67%를 줄일 수 있던 것이 2007년에는 69%, 2008년에는 72%으로 늘어났고 퇴비화 법안이 시행된 2009년에는 일일 400톤의 음식물 찌꺼기가 일일 600톤으로 늘어났다.
지금 리콜로지의 첨단 재활용 시설과 퇴비화 공장을 시찰하려고 세계의 각 도시의 공무원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이들을 시 커미셔너 랜디 헤이스는 환영하면서 “지구의 생존은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라고 말해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