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열리는 나무
돈 열리는 나무
  • 신병철 탄소배출권 트레이더(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 승인 2012.04.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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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병철 탄소배출권 트레이더(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중국 당나라 시대의 유명한 시인 백거이는 여산 향로봉 주위의 운수와 천석이 너무나 절경이라 그 곳에서 한 평생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소문공충집에 따르면 강산과 풍월은 본래 일정한 주인이 없고, 오직 한가로운 사람이 바로 주인이라고 한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부귀공명을 내려놓고 산수에 묻혀 평생을 흡족하게 지낸 것을 보면 산은 분명히 매력적인 존재임에 틀림없다.
황폐한 땅에 산림을 조성하여 탄소배출권을 발급받는 조림·재조림 CDM 사업은 환경을 위해 활성화되어야 하는 사업이지만, 실은 그동안 추진, 등록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이와 관련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브라질 남동부에 위치한 미나스 제라이스주에서 진행된 조림·재조림 CDM을 통해 세계 최초로 tCER이 발급되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본 조림/재조림 CDM사업의 등록번호(Ref)는 2569. 본 프로젝트는 브라질 플랜터(Plantar)그룹이 주도했으며 아일랜드 환경부, 룩셈부르크 지속성장&인프라부, 일본 동경전력, 일본철강협회, 스미토모화학, 스페인 환경농림해양부 등이 사업참여자로 참가하였다. 세계은행은 본 프로젝트의 후원역할을 맡았다.
본 조림·재조림 CDM 프로젝트명은 ‘브라질 내 산업용 목재 공급을 위한 재생가능 자원으로서의 재조림(Reforestation as Renewable Source of Wood Supplies for Industrial Use in Brazil)’로서 2000년 11월 10일부터 2010년 11월 9일까지를 모니터링 기간으로 해 총 407만 2355톤의 tCER을 발급받았다. 발급된 tCERs의 연속번호(Serial Range)는 BR-6-63069791-1-1-1-2569에서 BR-6-67142145-1-1-1-2569이다.

방법론은 AR-AM0005(Afforestation and reforestation project activities implemented for industrial and/or commercial uses --- Version 4.0)가 사용되었다. 이는 산업적 또는 상업적 목적을 위하여 조림이나 재조림활동을 하는 경우에 적용하는 방법론이다.
본 프로젝트는 수목식재를 통한 온실가스 흡수효과와 함께 브라질의 철강 산업 등에서 사용하던 화석연료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함으로써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총 1만1711.37헥타르 면적에 유칼립투스를 식목하였다. 조림·재조림 CDM의 경우, 수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잘 가꾸어진 숲은 1헥타르 당 연간 16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2톤의 산소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림/재조림 CDM은 영어로 A/R(Afforestation/Reforrestation) CDM으로 표현된다. 조림(Afforestatio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숲 가꾸기나 조림으로 나와 있고 재조림(Reforestation)은 숲 다시 만들기 또는 재식림으로 나와 있다. 50년간 산림이 아니었던 땅에 새로 나무를 심는 경우를 조림, 1989년 12월 31일 시점 기준 산림외의 용도로 전용되어온 땅에 나무를 심는 경우를 재조림이라고 하며 양자 활동을 통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 장기간 고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식물은 광합성작용을 통해 대표적인 온실가스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저장하며 광합성과 증산작용을 함으로써 급격한 기상이변의 발생을 억제하기도 한다. 나아가, 미세기후 조정 등의 역할도 수행한다. 산에 나무를 심는 것은 여러 면에서 좋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탄소중립활동의 일환으로 나무를 심기도 한다.

참고로 산림을 형성하기 위해서 최저 면적 0.05~1.0ha, 최저수관율 10~30%, 성숙목의 최저수고 2~5M라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범위 내에서 각국별로 자유롭게 정하여 UNFCCC에 자국의 산림정의를 등록시키면 되는데 한국도 조림 CDM 추진을 위해 2009년 11월, 최소면적을 0.5ha, 최소수관율을 10%, 최저수고를 5m로 정하여 UNFCCC CDM EB에 우리나라의 산림정의를 등록시켰다.
조림·재조림 CDM은 심겨진 나무가 성장하면서 흡수, 고정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감축량으로 인정하는 CDM이지만 식목 후 여러 가지 이유로 수목의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능력에 변동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하여 tCER을 발급받은 경우에는 발행한 배출권을 일정기간만 인정하고 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갱신하거나 발행받은 tCER만큼 영구적인 일반 배출권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제한이 설정됐다.

tCER은 또한 현행 EU규정에 의해 EU-ETS에서 통용되지 못한다는 치명적 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단점들로 인해 조림/재조림 CDM 사업은 지금까지 추진이 활발하지도 않았고 이에서 발행된 배출권의 수요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이번에 발급된 배출권은 세계은행이 운영 중인 바이오카본(BioCarbon) 펀드가 구매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세계 최초로 tCER이 발급된 브라질의 조림·재조림 CDM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원할 경우 ref. no인 2569를 활용하면 된다. 모든 등록된 CDM 프로젝트는 고유의 reference no.를 보유하고 있으며 UNFCCC의 CDM 홈페이지(http://cdm.unfccc.int)로 가서 검색 항목의 Ref란에 ref. no를 입력하게 되면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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