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쓰레기 배출량 연 7억5천만톤 달해
세계 쓰레기 배출량 연 7억5천만톤 달해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4.16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릴 곳도 없는데 줄이고 다시 써야
쓰레기 문제 해결 인류 ‘지속가능’

애완동물로 기르던 햄스터가 하루는 케이지에서 보이지 않았다. 집안을 다 뒤졌지만 못 찾았다. 며칠 후 우리는 옷장 뒤 작은 틈새에 있는 그를 발견했다. 억지로 유도하여 그를 틈새 밖으로 내 놓고 우리는 모두 깜짝 놀랐다. 그의 달라진 모습이 참으로 기괴하였기 때문이다. 얼굴과 허리의 형체가 한껏 팽창하여 작은 동그라미가 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팽팽한 몸 속에서 삐죽삐죽 무언가 튀어 나올 것 같았다. 먹이의 위협을 느낀 그가 본능대로 집안 구석을 다니며 며칠 동안 음식을 모두 자기 몸속에 저장한 결과였다.
지금 지구의 모습이 이 햄스터의 모습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이아의 가설대로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면 지구의 자원은 지구의 생태 시스템 속에서 형성되고 사용되고 해체되어야 한다. 그래서 해체된 요소들은 다시 모아지고 형성되어 재창조를 이루어 가는 것이 우리가 사는 물리 세계이다. 그러나 지구에 넘쳐나는 인간은 자신의 먹이를 위해 계속 쓰레기를 만들고 그 쓰레기는 지구의 구석구석에서 넘쳐나고 있다. 필요한 것은 물론이지만 필요 없는 것조차도 끊임없이 사고 또 모으고 있다.

미 환경청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는 해마다 7억5000만 톤의 쓰레기를 지구의 어딘가에 매립하거나 버린다. 미국은 연간 2억5000만 톤을, 중국은 연간 2억5400만 톤의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 미국인 한 사람이 연간 자신의 몸무게의 10배나 많은 쓰레기를 만드는데 이 양은 자신을 그 쓰레기 더미에 생매장할 수도 있는 양이다.
쓰레기가 만들어지면 쓰레기가 있을 땅이 있어야 한다. 미국인이 생산하는 쓰레기 양은 가장 큰 주 텍사스를 두 번 덮고도 남는다. 북경 시민이 버린 쓰레기는 현재 시 외곽에 있는 10개의 매립지로 가게 되는데 2014년에는 다 차 버릴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가 만들어 내는 모든 쓰레기가 다 매립지로 가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매립지로 가는 쓰레기는 60%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모두 불법적으로 버려진다.
미국에서 일 년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물병은 510억 개인데 이 중 28%만 재활용된다. 하나의 플라스틱 물병이 완전히 분해되기 까지는 600년이 걸린다고 한다. 매립지에 묻히지 않는 플라스틱 물병들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류를 타고 돌다가 지구의 각 대양에 깊숙이 들어가 플라스틱 대륙을 만든다. 알려진 것만 해도 5군데다. 심해의 바다에 떠 있는 쓰레기 플라스틱 대륙의 총 면적이 미국 대륙의 두 배라고 한다.

쓰레기 속에는 아스베스토스나 유해물질도 많지만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많다. 예를 들어 세계의 쓰레기장에 있는 알루미늄을 다 모으면 일 년 동안 생산되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만한 알루미늄의 가치는 연간 520억 달러가 된다. 쓰레기를 분류해서 유용한 재료로 만들 수 있고 이 재료로 옷에서부터 카펫까지 많은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쓰레기를 태워서 전기를 생산하면 30년간 150 배럴의 석유를 덜 생산해도 된다.
2050년이면 90억 명의 인구가 살 지구촌에는 인구는 80%가 도시에서 살게 된다고 한다. 인구의 숫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의 경제적 발전과 병행하면 더 많은 쓰레기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 쓰레기 문제의 해결 없이는 기후변화 문제를 제쳐 놓고라도 인류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말할 수는 없다. 마치 햄스터가 자신의 몸에 들여놓은 음식을 내뱉거나 소화하지 않으면 생존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