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캘리포니아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4.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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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경제부담 ‘일시적’… 산업체 할당량 ‘지켜야’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캘리포니아 주민 한사람은 미국의 어느 다른 주의 주민보다 전기를 적게 쓴다. 실제로 지난 30년 동안 미국인 일인당 평균 전기 소비량이 60%였으나 캘리포니아 주민 일인당 전기 소비량은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거기에 이들이 사용하는 전기의 23.1%는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온다.
(IEA 2010 집계) 이는 1970년대의 석유 위기에서 시작된 캘리포니아의 에너지 고효율·청정 공기·청정에너지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 때문이다. 많은 과학자와 비전을 가진 정치인들이 이러한 결과에 기여했지만 무엇보다도 선거 때마다 이웃 텍사스의 석유산업계의 청정에너지 정책을 무효화하려는 법적 도전을 물리친 캘리포니아 주민의 선택의 결과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캘리포니아는 다시 한 번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중요한 결정을 했다. 2013년부터 공식적으로 캘리포니아는 ‘캡 앤 트레이드(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실시한다. 이 제도는 캘리포니아의 야심찬 감축 목표, 202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축적량을 1990년도 수준으로, 2050년까지는 1990년도 기준에서 80%를 감축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캡 앤 트레이드 제도로 열리게 될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은 유럽연합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탄소시장이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제 규모가 단일 주로서 세계에서 8번째의 규모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다른 지역의 두 탄소시장과 비교할 때 좀 더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감축을 할 수 있는 의미있는 거래제도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두 개는 런던에 본부를 둔 유럽의 탄소배출권거래소와 미국의 서북부 지역의 주에서 실시하는 RGGI 탄소배출권 거래소이다.

캘리포니아 배출권거래 제도는 첫 해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해산업에 허용권을 무료로 주지만 2013년부터 10%씩 배출 허용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해마다 점점 더 줄어든다. 그리고 2015년까지는 교통분야의 산업체에도 적용되면서 결국 85%의 모든 공해 산업체에 적용된다.
만약 한 회사가 자신들이 배출하는 탄소감축을 할 수 없다면 탄소배출 허가권(CER)을 사야한다. 이는 다른 회사에서 탄소 감축으로 받은 크레딧을 사던지 오프셋의 배출권을 살 수도 있다. 오프셋 배출권은 감축 의무가 부여되지 않은 회사가 온실가스의 배출을 감축하고 받는 크레딧이다. 예를 들면 낙농업체에서 일상으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신기술 도입으로 줄인다면 그로 인해 거래시장에서 팔 수 있는 탄소크레딧(CER)을 받는다. 캘리포니아는 유럽보다 오프셋 크레딧으로 쉽게 빠져 나가지 못 하게 한다. 유럽은 오프셋 크레딧을 14%까지 허용하지만 캘리포니아는 8%까지만 제한한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로 인해 주정부가 실시 첫 해부터 5년간 연 5억 달러를 벌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 돈은 반드시 해당 법안을 충족시키는 청정에너지 산업육성이나 감축 목표를 위한 곳에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 제도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산업체의 경제적 부담이 커져서 산업체들이 탄소 규제가 덜 심한 다른 주로 이주할 가능성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의회에 제출된 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이것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한다. 이미 실시되고 있는 RGGI의 경험으로 보아도 초기 산업체의 높은 경제적 부담은 일시적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 배출권의 값이 이미 탄소 1톤당으로 추산되었다. 이는 6년 전에 시작된 유럽의 탄소시장의 가격보다 이미 3달러 더 높다. 그리고 최근의 RGGI의 경매에서 거래된 CER의 값은 최저 기본값 1.89달러였다.
유럽 배출권거래소가 약하게 된 이유는 정부가 산업체에게 할당량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지 못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산업체 부담을 고려한 점도 있지만 특정 산업체는 강한 로비활동으로 배출 허용량을 자신들에게만 특별히 높게 책정되도록 한 점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의하면 유럽거래시장이 ‘갈팡질팡’하면서 급박한 상황 속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럽연합은 유럽의 공항에 착륙하는 모든 외국 비행기에서 배출되는 탄소에 대한 값을 매긴다는 계획을 의논하고 있는데 이는 실질적인 안이라기 보단 답답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 더 크다고 파이낸셜 타임즈는 보도했다.

RGGI의 탄소배출권거래시장도 산업체들이 배출거래량을 충족하는 것이 너무 쉽기 때문에 심각한 거래시장이 이루어 지지 않을 뿐더러 실질적인 탄소 감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꾸준하고도 일관성 있는 청정 환경에 관한 정책은 현재 북미의 청정에너지 산업체의 53%가 캘리포니아에 안주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단독 주로서는 세계 최초이다. 캘리포니아의 추세를 유심히 지켜보는 주들이 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가 주도해 오고 있는 WCI(Western Climate Initiative)의 회원 주들이다. 캘리포니아와 인접한 주들과 캐나다의 4개 주가 회원이다. 캘리포니아의 성공은 이들 주로도 퍼져 나가게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그동안 자연 자원을 파괴로 이룬 세계의 경제체제를 자연 자원과 환경보호를 기반으로 하는 녹색 경제 체제로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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