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무대에 들어선 한국
선진국들의 무대에 들어선 한국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2.03.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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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애 기자
지난 주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친 끝에 좋은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지난 5일 UAE와 한국 간의 유전 최종 본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UAE와의 계약 논의는 지리하게 시간을 끌며 진행돼 왔다. 지난해 12월 ‘국제 에너지협력 심포지엄’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알-카비 UAE 국영석유회사 탐사부 수석국장이 당시 “한국기업이 곧 UAE 대형유전에 직접 참여한다”며 “한국석유공사와 관련 내용을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고서도 계약까지는 3개월이나 걸렸다. 본 계약을 체결하며 “힘들고 답답한 순간도 있었다”고 과거를 회상하는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의 말에서 그간 관련자들이 겪었을 마음고생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AE와의 계약은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우선 이번 계약은 계약 당사자인 한국컨소시엄의 석유공사, GS칼텍스 등 석유 개발사들의 체급을 큰 폭으로 올려주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은 그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만의 무대였던 중동 석유개발 분야에 들어섰다. 들어섰을 뿐 아니라 이번 3개 미개발 유전 개발을 시작으로, 석유공사와 GS칼텍스 뿐만 아니라 다른 민간 기업들도 이후 UAE 내 10억 배럴 이상 대형 생산유전 우선 참여 협상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약이 한국이 거대한 석유 개발에 직접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계 석유사업자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도 나온다. 

계약 체결 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40년 석유·에너지 사업에 종사한 이래 가장 기쁜 날이다. 원유수입, 정유·판매 사업을 해오면서 꿈으로만 가지고 있던 UAE 석유개발 사업에 드디어 진출하게 되었다”며 “선진국들만이 진출해서 역량이 부족한 우리 기업으로서는 도저히 참여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중동에서 사장 유망한 석유개발 지역으로 평가되는 UAE에 마침내 진출하게 되어 더욱 기쁘다”고 들뜬 마음을 표현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서명식에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번 계약 체결로 해외 자원개발 35년 역사에 불과한 우리에게 새로운 유전개발의 시대가 열렸다”며 유전개발의 새 시대를 선언했다.

한국의 관련 공사와 민간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며 가장 빈번하게 얘기하는 것이 경험 부족과 체급의 열세다. 한국 내에서는 정부기관이고,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거대한 체급으로 여겨지지만 밖으로 나가고 보면 한 없이 작다는 것이다. 또 해외 자원개발 35년이라는 짧은 역사로 인한 관련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유전개발의 시대가 열렸다”라는 홍 장관의 말은 그런 의미로 이번 계약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거대한 기회를 가리킨다.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역시 UAE 사업 참여를 모멘텀으로 삼아 세계 50위권의 글로벌 석유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때마침 올해는 공사가 지난 2008년부터 5년 계획으로 추진해온 중장기 전략 목표인 ‘GREAT KNOC 3020’이 마감되는 해다. 공사는 올해 ‘지역 메이저급 성장’과 ‘자생력 확보’의 기준으로 판단되는 하루생산 30만배럴, 보유 매장량 20억배럴, 자원자주개발률 20%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이번 계약이 공사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바탕이 될 것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향후 한국의 유전 개발 나아가 자원 개발이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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