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은 협력이다
절전은 협력이다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2.02.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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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덕환 기자
전력거래소는 지난 30일 전력수급 비상상황 훈련을 시행했다. 훈련은 가상으로 수급비상 ‘주의’ 단계 발령에 맞춰 전력거래소 전 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전력관제센터에서 비상대책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전력거래소 절전홍보요원들이 대수요처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방문해 홍보를 하는 것이었다.
기자 역시 비상대책상황실에서 취재를 한 후, 전력거래소 홍보요원과 함께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아가 절전홍보에 참여했다. 홍보요원들은 지정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전기관계자들을 만나 전기절약 팸플릿을 배포하고 방문지의 전기사용 행태를 조사하는 것이 임무였다.
대부분 백화점과 대형마트 관계자는 갑자기 방문한 전력거래소 직원과 기자를 친절히 맞아주었다.

전력거래소 홍보요원이 관계자에게 팸플릿을 건네며 절전으로 힘들지 않냐고 묻자, 백화점 관계자는 절전으로 실내온도가 낮아 고객들이 춥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확실히 실내공기는 시원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방문이 수월치 않은 곳도 있었다. 전력거래소 홍보요원과 기자를 보고 현관에서 제지를 하고 온도측정도 협조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했다. 훈련을 시행하기 전 여유를 두고 연락했음에도 공문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절전을 잘 지키고 있다면 매장을 홍보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홍보요원들과 기자들이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 아닌데 출입을 통제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과연 실제상황이 발생하면 이들 수요처가 얼마나 약정을 잘 지킬지 의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전력수급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이렇게 절전홍보를 하기위해 전력거래소 홍보요원들이 각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다니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절전홍보용 어깨띠를 착용하고, 실내온도를 측정하는 것보다 오히려 대수요처를 관리하고 있는 한전에 연락해 전기사용을 억제하는 방안을 취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훈련에서 아쉬운 점은 9·15 순환정전사태에서 문제시 됐던 유관기관과의 협조가 훈련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절전홍보 역시 마찬가지다. 대수요처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한전이나 수요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에너지관리공단과 협력해 함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절전홍보를 하는 것이 더 수월했을 것이다.
비상훈련을 실시하고 3일 후, 기록적인 한파가 한반도에 찾아왔다. 지난 2일 오전 10시에 전력수요가 7331만kW를 기록,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사전계약을 맺은 320개 대규모 산업체에서 조업일정을 조정하는 등 긴급감축을 통해 100만kW의 예비력을 확보했다. 또 피크시간 동안 만여개 산업체와 일반건물이 지난해 사용량 대비 10%를 감축하는 등 300만kW를 추가로 확보해내는 등 약정기업들도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는 평이다.
이달 중순까지 한파가 예상되기 때문에 지경부는 전기절약에 국민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발전소 신규건설이 많지 않은 최근에 와서 수요를 관리하는 것만이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고 수요관리는 각 기관과 고객, 더불어 절전을 약속한 국민들이 협력했을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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