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분할 노사정委 논의의 의미와 전망)
(배전분할 노사정委 논의의 의미와 전망)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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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분할 가능성 현저히 줄 수밖에 없다” 衆論
배전분할 문제가 노사정위원회로 넘어간 것은 지금까지의 배전분할 논의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배전분할 논의는 각계의 의견을 듣기는 했지만 결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사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노동계가 배전분할에 있어 제3자가 아닌 정책 결정자로서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배전분할 논의의 형태가 바뀐 것을 넘어 배전분할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배전분할에 대한 현재까지의 정부 방침은 배전분할은 하되 일정기간 동안 공기업체제를 유지하고 배전 민영화는 추후 검토한다는 것 이었다.
그러나 배전분할 문제가 노사정위원회로 넘어간 것은 배전 민영화는 물론이고 배전분할 자체를 다시 원점에서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사정위원회의 공동연구 목표 역시 이러한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공동연구 작업이 배전분할에 있어서 실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배전분할 자체의 타당성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배전분할을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출발선에서 다시 논의한다는 얘기이다.
이것은 배전분할 추진·배전 민영화 검토라는 기존의 정부 방침이 후퇴한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직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배전분할의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 진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주된 해석이다.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이유는 노사정위원회로 넘어간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노동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노동계가 그동안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노사정간의 논의이기는 하지만 배전분할이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배전분할이 노사정위원회로 넘어간 데는 청와대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은 현 정부가 들어서고 사실상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 세세한 이유를 거론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청와대가 전력산업구조개편 특히 전력망 산업에 있어서는 기본 계획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과거보다는 노동계의 입장을 수렴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배전분할 문제를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해결하려는 해법을 찾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주무부서인 산자부 역시 청와대의 분위기를 크게 의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과연 산자부가 전력산업구조개편을 계획대로 추진할 의지가 있는 지 의심스럽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전력산업구조개편 자체가 전혀 추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산자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청와대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자부가 청와대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는 이같은 청와대와 산자부간의 구조개편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확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무회의 자리에서 산자부에 대해 “배전 민영화를 기정사실처럼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말은 단순하게 보면 “배전 민영화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산자부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발언의 속내를 좀더 들여다보면 “배전분할을 포함한 2단계 구조개편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한다는 청와대의 분위기를 산자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손발이 맞지 않게 행동하고 있다”는 질책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대한 산자부의 정책 방향이나 의지를 해석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산자부는 아직도 구조개편에 대한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나 내부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산자부는 이번 노사정위원회의 결정을 따르는 쪽으로 내부입장을 정리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노사정위원회의 공동연구는 내년 5월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나 현 시점에서 볼 때 배전분할의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변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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