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복구의 봄’ 위한 저항자를 기대한다
‘생태계 복구의 봄’ 위한 저항자를 기대한다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1.03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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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소셜네트워크가 우리의 희망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2012년 새 아침의 태양은 떴다. 우리 모두는 동해 바닷물 속에서 이글거리며 태어나는 붉은 태양에 새로운 희망을 싣는다. 그러나 어째 붉은 태양을 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 빛은 지구의 대기권으로 들어와 지표면에 부딪히고 반사되어 다시 우주로 돌아가야 하지만 지난 반세기동안 그 빛은 열로 변해 지구의 대기권에 갇혀 지구의 대기 온도를 높이는 일을 해왔다. IPCC에 의하면 그렇게 된 원인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현상태 그대로 지속한다면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생태계의 불균형과 종말론적 재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11년 보고서에서 발표했다.
이러한 현 상태를 두고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질책이 매섭다. 그 선두에 선 대표적인 사람이 유엔재단의 수장 팀 워스이고 노벨수상자이면서 전 미부통령 앨 고어다.

팀 워스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누가 어디서 기후변화에 관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한다. 그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는 지금까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책한다.
앨 고어의 질책은 좀 더 신랄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라는 학생이 일련의 악동(석유산업과 그들이 지원하는 정치인과 상인)들에게 심한 놀림을 받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격없는 선생이라고 롤링스톤의 기고문에서 밝혔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언론에 대한 질책은 오바마 대통령의 질책보다 그 강도가 더 높다. 그는 언론을 프로레슬링의 심판으로 비유했다. 프로레슬링의 심판은 좋은 자와 나쁜 자를 미리 정해 놓고 연극을 하듯이 각본대로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쁜 선수가 링 위에서 금속의자로 상대방 선수의 머리를 내리쳐도 그는 그 순간 절묘하게도 다른 곳을 보거나 못 본체한다. 분명 기후변화는 프로레슬링 심판보다 좀 더 복잡한 것이긴 하지만 언론은 기후변화의 위험을 알리는 과학자들과 그것을 거부하고 반대 운동을 벌리는 석유재벌과의 싸움을 하나의 게임인 듯 프로레슬링 같은 오락 프로그램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을 마감하며 사이언틱 아메리칸은 한 해동안 세계사에 기록될 만한 10대 사건을 선정하고 그중 네 번째로 극심한 기후를 선정했다. 2011년은 파키스탄,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태국 등 어느 해보다도 빈번했던 자연재해의 해였다. 미국만해도 2011년 공식적으로 선포된 자연재해만 12번이었다. 그 재정적 피해는 14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5월 22일에 시작된 조플린 시의 재해 하나만으로도 3억 달러의 손실이 났다. 폭우로 강이 넘치고 산불로 수백만 에이커가 타고 태풍은 동북부를 휩쓸어 어느 한 날에는 199개의 토네이도 발생 기록도 만들어냈다.

세계적 사건의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본의 쓰나미다. 1만6천명의 사망자를 내고 원자력 발전소를 파괴해 원전 주변 둘레 20km의 주민 8만8천명을 대피시키게 했고 인간이 살지 못 하는 또 하나의 제외지역을 만들게 했다.
최근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냉각수가 3만km밖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클라이밋 프로그레스라는 블로그의 저자 죠지 롬은 우리 모두는 우리가 세웠던 계획 즉450ppm으로 치닫는 탄소 배출 상승을 멈추고 재빨리 350ppm으로 돌아가자는 공격적인 계획,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인류가 참으로 심각하게 이산화탄소 배출 상황을 들여다본다면 이는 제2차세계대전과 같은 규모의 충격과 긴박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현재 기술로도 탄소 제로가 될 수 있고 20년 안에는 탄소 마이너스로도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2020년부터는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현재의 화석연료의 값과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앨 고어는 “우리 사회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것을 고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녀를 포함한 수세대에 거친 우리의 자손들이 균형을 잃은 생태계의 저주 속에서 살게 내버려 두도록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전 세계 젊은이들이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저항자’로 변신해 ‘아랍의 봄’을 이끌어 냈듯이 2012년에는 1%의 미국 석유 재벌에 도둑맞은 청정한 공기와 맑은 물을 마실 권리를 99%의 세계인에게 되찾아 주는 ‘생태계 복구의 봄’을 위한 저항자가 되어 주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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