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시대 선점전략이 절실하다
무한경쟁시대 선점전략이 절실하다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2.01.02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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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 경쟁력 ‘기술개발’과감한 투자 이뤄져야
정부지원·민간기업 투자 자원개발 ‘쌍두마차’

 

▲ 석유공사의 사비아 페루 광구 현장 직원들이 해외자원개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안정적인 자원공급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며 자원 무기화 가능성이 높아져 그 대상이 과거 석유·가스에서 광물자원, 희토류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자원 소비국들 간에 자원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6일 열린 해외자원개발인들의 가장 큰 모임인 ‘2011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에서 김진석 대우조선해양 E&R 사장은 자원개발의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한마디 말로 정리했다.
연평균 10% 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중국이 세계의 석유·가스를 빨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유럽 재정위기, 선진국 경기 둔화, 일본 원전사태 이후 에너지 믹스 변화 등으로 자원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래의 자원개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김 사장의 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치열해지는 자원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만의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략의 최우선은 기술개발이다. 자원개발 글로벌 경쟁 현장 한 가운데에서 뛰고 있는 임홍근 한국석유공사 아시아본부장은 “해외 자원개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탐사, 생산개발 비용을 낮추는 것도, 환경문제도 궁극적으로는 기술의 힘이고 글로벌 경쟁에서 기술을 갖추지 않고서는 장기적으로 살아나가기 어렵다”며 석유공사에서는 6가지 핵심 전략 기술을 택해 그 기술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해외에서 기술자들을 데려와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개발은 기업이나 공기업의 노력이 충분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정책 지원도 빠질 수 없다. 정부에서는 기업들의 이같은 노력에 화답하듯 지난달 ‘자원개발기술 전략로드맵’을 수립해 발표했다. 정부는 전략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정부 5000억원, 민간 2700억원을 투자해 선진국 대비 광물분야 기술수준을 현재 51%에서 86%로, 석유가스 분야 44%에서 76%로 대폭 향상 시키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개발해야 할 핵심기술을 선정, 이를 확보하기 위한 추진 전략, 핵심 기술별 R&D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기업 활용도 및 파급효과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8대 분야, 26개 전략품목, 84개 핵심기술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자원개발 단계별(탐사->개발->생산->활용), 자원 종류별(석유, 가스, 광물)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기술 개발 ▲기술성장단계 및 기술개발 규모에 따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기술개발 역할 분담 및 상호 협력체계 구축 ▲선진국 선점기술은 해외 선두 기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조기에 따라잡고 미선점 틈새 기술은 원천기술 확보를 추진한다는 등의 5대 전략도 마련했다.
정부의 이번 로드맵 수립은 그동안 과감한 투자로 단기간에 자주개발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자원개발 공기업을 대형화 하는 등의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기술력 확보 등 ‘질적 성장’을 위한 지원에는 미흡했다는 자기반성이 기반이 됐다.

하지만 기술개발과 정책지원 등 ‘질적 성장’을 중요시 한다고 ‘양적 성장’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국내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이 단기간에 대형화를 이뤘다지만 세계 자원개발 기업들과의 ‘덩치’ 경쟁에서는 여전히 약소하다.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자원개발은 어떤 산업보다도 정부-공기업-민간기업간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한 분야다. 정부의 융자지원과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한다.

정부는 올해 해외자원개발 정책 추진방향 발표를 통해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 올해 정부 융자지원 예산안 3000억원 전액을 민간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전략적 측면을 고려해 대규모 사업, 운영권 확보 사업, 비전통 자원개발 사업 등에 대해서는 융자 지원 가점 비율을 10∼20%p로 상향 조정한다.
석유·가스 개발 분야 기업들의 올해 투자규모도 사상 최대인 118억 달러로 전망된다. 지난해 88억 달러 대비 34% 증가한 액수다. 이중 공기업이 78억 달러, 민간기업이 40억 달러를 투자한다.
광물공사는 국내 제철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유연탄과 전략광물 중 자주개발이 부진한 동광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올해 대형화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이라크 쿠르드 광구, 국내 대륙붕 6-1광구·8광구 등의 탐사를 추진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한 모잠비크 광구의 시추 작업을 지속해 추가로 가스 발견을 추진하며, 오는 3월 예정된 이라크 4차 유전입찰 참여를 준비한다. 한전은 각각 12%, 4% 수준인 발전연료용 유연탄과 우라늄 자급률을 높일 수 있도록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위기는 기회다. 자원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지만 그 경쟁을 통해 우리의 자원개발 기술이 한층 성숙되고, 안정적인 자원자급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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