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퍼센트와 99 퍼센트②
더반 기후변화회의에서 99%의 외침
1 퍼센트와 99 퍼센트②
더반 기후변화회의에서 99%의 외침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1.12.16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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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평을, 더 이상 핑계는 없다"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월가 점령 시위대의 '인간 마이크'가 유엔기후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회의장에서도 작동됐다. 미국 애틀랜틱대학의 안잘리 아파드리아 학생이 젊은 세대를 대표해 연단에 섰다.

그녀는 “여러분은 제가 자라온 지금까지 협상만 하고 계십니다. 그동안 여러분은 자신이 한 선서를 지키지도 않았고 세운 목표도 달성하지 않았으며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의 불평을 그 전에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마이크가 없는 다른 쪽 무대로 가서 “마이크 체크”하고 외쳤다. 그러자 우리에겐 익숙해진 인간 마이크가 작동한다. 청중 속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일어나더니 그녀가 “지금 공평을” 하고 외치자 “지금 공평을”하고 따라 외친다. 

회의장 건물 밖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더반의 유명한 사우스비치에는 약 2만명의 군중들이 본 회의장을 내려다보며 “사람들의 말을 들으라” “오염 발생자 말을 듣지 말고”라고 외쳤다. 이들 대부분은 월가 점령 시위를 지원하는 환경 운동가들이다.

대서양의 섬 몰디브 공화국에서 온 대표들도 외친다. “우리를 살려 주시오” 차라리 애절한 애원이다.

또 다른 장소, 더반의 유엔 컨설테이션 챔버 건물 앞에 약 2만명이 운집해서 "기후변화가는 제도 변화"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친다.

이중 대다수는 더 나아가 미국 대사관에 몰려가 “지구상의 최악의 공해 유발자”라고 외치며 99%를 위한 기후변화 해결책을 내 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이 미치는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장소에 자신들이 소외되어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남아프리카 지구의 친구’라는 단체의 간부로 일하는 바비 피크는 “우리는 안에 있는 1%가 밖에 있는 99%의 사람들의 소리를 듣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자 나라가 문제를 야기시켰고 가난한 나라는 이미 그 결과의 피해를 받고 있다. 우리는 부자 나라에게 즉각적이고도 과격한 해결 조치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17차 유엔기후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국의 민간단체와 노동조합, 농부, 교사, 학생, 환경미화원, 운전기사 등 사회 저변의 보통 사람들에게서 기후변화 해결책에 대한 압력을 받고 있다.

유엔기후회의가 열리는 동아프리카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도 기후변화 피해가 심각하다. 2003년 이후 기록을 깨는 최고 기온이 8번이나 있었고 그 결과로 1300만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IPCC에 의하면 이는 지구 온도가 1990년 기준 1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유엔의 환경프로그램에서 최근 펴낸 보고서는 세계 탄소배출량이 현재 상태로 진행된다면 이번 세기 말에 4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IEA 2011 보고서'는 지구의 총 CO2 배출량은 지난 2008년 경제위기 때 조금 주춤했다가 다시 기록을 깨고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 2월 세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2011년에 세계 인구의 4300만명이 식비 증가로 빈곤층으로 전락했고 2012년에는 수백만명이 추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기후회의는 예정된 2주일에서 29시간을 추가한 지루하고도 격렬한 협상이었다. 193개 참가국이 내놓은 ‘더반 플랫폼’은 교토의정서와 공식적인 '녹색기후기금(GCF)'과 새로운 시장체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날 새벽에 결정한 동의안으로 사상 최초로 모든 온실가스 대량 배출국가들을 대상으로 2015년까지 탄소감축을 위한 공식 조약이 도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UNFCCC 산하에 최초로 모든 나라들이 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에 동의한 것으로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더반 17차 유엔기후회의는 교토의정서 이후 법적인 제제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동의안을 내놓지 못함으로써 또 다른 실패를 기록했다.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저항자(The Protester)'를 뽑았다. '아랍의 봄'으로 시작해 중동에 분 자유화 바람,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저항 운동, 이들은 모두 지구의 자원과 부를 독식하고 그로 인한 해악을 99%에 전가하는 1%에 대항하는 '저항자'들이다.

타임의 편집자 바비 가쉬는 “이들은 2011년 국가와 세계의 토론의 주제를 바꿔 왔다”고 평가하고 우리는 이들로 인해 “세계를 다른 각도로 보도록 강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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