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발전에 주목하라”
“태양열발전에 주목하라”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1.12.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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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수정 기자
2008년 3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페인의 최대 국제 에너지·환경전시회 ‘헤네라(GENERA) 2008’은 전세계에서 모인 태양광기업들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당시 스페인은 매력적인 발전차액지원(FIT)으로 세계 태양광시장의 블랙홀로 불리던 때였다. 기자 역시 태양광 분야 취재를 위해 전시회장에 있었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스페인의 정부, 협회, 대학, 연구소 관계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이제는 태양열발전(CSP)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4년이 채 안된 2011년 11월. 스페인은 이제 태양열발전의 나라다.

현재 가동 중인 CSP발전소는 23곳으로 전체 발전용량은 950MW가 됐다. 오는 2014년에는 61곳으로 늘어나 총 2.53GW가 되고, 2020년에는 무려 5.08GW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CSP에 ‘올인’한 결과 스페인은 이제 미국 CSP 시장을 넘보고 있다. 아직 핵심기술 국산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50MW 규모의 CSP 시스템 전체를 설치, 운영한 풍부한 경험, 트랙 레코드를 갖고 있는 덕분이다.

정부가 나서서 엄청난 신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보다 늦게 CSP R&D를 시작해서 2006년에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중국이 이제는 MW급 실증플랜트 건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왕지봉 중국 과학기술부 전기연구소 태양열발전팀장은 “내년 6월 후진타오 주석이 CSP 플랜트 현장을 방문하기로 해 지금 도로를 닦는 중”이라며 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을 전했다.

미 에너지부(DOE)의 선샷 이니셔티브는 2020년 KWh당 발전단가를 6센트(LCOE)에 맞추기 위한 R&D를 추진하고 있다.

1994년부터 태양열발전 R&D를 시작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강용혁 CSP사업단장은 “전세계 CSP 설치량은 1GW, 계획 중인 프로젝트는 총 2GW로 시장이 열리고 있는 수준이다. 수백 GW로 확대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먼저 깃발을 꽂는 사람이 임자인 시장이다. 이렇다 보니 독일, 스페인, 미국, 중국 등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CSP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요소 기술·제품을 보자. 리플렉터의 경우 나노 코팅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반사율을 보이는 제품을 개발, 스페인과 미국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 있다. 햇빛을 따라 움직이는 트래킹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부품제조 기술이 바탕이 된다.

대구 200kW급 시스템을 완성한 대성청정에너지연구소 박문희 소장은 “집광에서 발전까지 한국에는 없는 기술이 없다. 개발해야 할 기술도 없다. 있다고 해도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플랜트에 해외 프로젝트 개발경험이 풍부한 종합상사, 해외 EPC(설계·구매·시공)사업에 강한 건설사도 있기 때문에 요소기술을 갖춘 한국은 전체 시스템 기술만 갖추면 된다”고 말한다.

강용혁 단장은 “아이폰이 수많은 부품을 아웃소싱해 완제품을 완성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CSP 플랜트 역시 전체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풍력, 태양광에서 보듯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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