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당신의 탄소발자국은?
오늘 아침, 당신의 탄소발자국은?
  • 임송택 (주)토람 대표이사
  • 승인 2011.11.28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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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송택 (주)토람 대표이사

오늘, 당신의 아침 식사는 된장국에 보리밥? 빵과 우유 한잔? 그 무엇을 먹었든지간에 당신은 탄소발자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농산물의 생산과, 수송, 조리 및 폐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었을 테고, 식생활에서도 탄소발자국은 그 족적을 뚜렷이 남긴다.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 식품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상당히 크다. 영국의 경우 국가 전체배출량의 18.5%에 달하고, 미국의 경우에도 식품류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1인당 연간 3.9톤CO2로 국가 전체배출량의 약 19%를 차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당신이 오늘 아침에 쌀밥, 불고기, 배추김치, 멸치조림, 콩조림, 시금치나물을 먹었다면, 표준조리법에 의한 이 음식물들의 열량은 약 900kcal, 무게는 560g 정도 된다. 하지만 이 음식물들의 원료가 되는 각종 농산물을 재배하고, 수송하고 또 조리하는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즉, 탄소발자국은 4kg(이산화탄소환산량)으로 음식물 자체 무게보다 7배 이상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는 셈이다.
고려대학교 양승룡교수와 (주)토람이 연구한 음식물의 탄소발자국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한사람이 일반 가정식으로 한끼 식사를 할 경우의 평균 탄소발자국은 1.2kg 정도이다. 쌀, 배추, 콩 등 식재료 농산물의 생산 76.6%, 수송단계에서 2.3%, 조리 과정이 21.1%의 비중을 차지한다. 음식물의 탄소발자국 중 농산물의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주로 농기계에 투입되는 연료, 비닐하우스 난방, 비료와 농약에 따른 것들이다. 농산물의 탄소발자국은 지역, 기후 및 농법에 따라 달라지는데, 농기계와 비료, 농약, 난방연료의 사용량이 적을수록 탄소발자국은 줄어든다.

유럽 자료에 근거한 주요 농산물 1kg당 탄소발자국은 쌀 0.47kg, 보리 0.43kg, 대두 0.53kg, 양파 0.38kg, 당근 0.15kg, 오이 4.34kg, 토마토 3.34kg 등이다. 오이와 토마토의 탄소발자국이 다른 채소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노지가 아닌 비닐하우스시설에서 재배되기에 난방 등 가온 재배로 인한 에너지사용량이 많은 탓이다. 같은 감귤이라고 하더라도 비닐하우스감귤이 노지감귤보다 탄소발자국이 더 큰 것이다.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이다. 추운 겨울에 수박과 딸기를 먹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 온실의 온도를 높여야 하며, 이는 높은 가격과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 

육류의 탄소발자국은 쇠고기 44.7kg, 돼지고기 3.26kg, 닭고기 3.10kg 순이다. 쇠고기가 다른 육류에 비해 탄소발자국이 월등히 큰 것으로 나타난다. 소는 다른 가축에 비해 사육기간이 길고, 사료 투입량 대비 고기 생산량이 적으며, 장내발효를 통해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1배나 강한 메탄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음식물의 탄소발자국에서 식재료(농산물)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는다는 것은 우리가 어떤 농산물을 식재료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탄소발자국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오늘 점심 메뉴를 정하는데 있어서 가격이나 영양, 맛 보다 음식물의 탄소발자국이 우선순위에 놓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음식물로 인한 탄소발자국을 줄이면서 건강도 챙기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멋진 실천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음식물의 전과정 즉, 식재료 생산단계, 수송단계, 조리단계 및 폐기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원천적으로 감소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전체 음식의 약 1/7수준으로, 음식물쓰레기만 남기지 않아도 식생활로 인한 탄소발자국의 15% 정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건강한 식사란 결국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며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지구를 위해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비만과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과다한 육식은 지구와 우리 몸 모두에게 별로 좋지 않다.

셋째,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농산물을 먹는 것이다. 수송거리와 저장기간이 짧을수록 농산물의 탄소발자국은 줄어든다. 햇빛과 바람, 비를 맞으며 대지에서 자란 제철 농산물은 비닐하우스 작물보다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며 가격도 싸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먹는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투입하지 않는 유기농산물은 기존 관행농산물에 비해 탄소발자국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유기농산물이더라도 재배과정에서 농기계와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한다면 탄소발자국은 더 줄어든다.

과식하지 말고 음식물 남기지 않기. 제철 유기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채식위주의 고른 식사. 자기 몸의 건강을 챙기는 개인적 웰빙과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웰빙 그리고 합리적 소비는 생각보다 쉽게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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