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풍력대제전(Renewable UK 2011) 참가기
영국 풍력대제전(Renewable UK 2011) 참가기
  • 한국에너지
  • 승인 2011.11.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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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강점 시너지 극대화 방안 필요

 


이한준 풍력산업협회 사무국장
영국이 풍력발전산업을 시작할 때인 1990년 초반만 해도 27개 유로국가 중 25위의 순서에 해당하는 위치였었다고 한다. 그러나 2010년 말 기준으로 세계 해상풍력시설의 약 40%가 영국 해상에 집중되어 있어 세계 최고가 됐고 풍력발전 설치량 기준으로도 세계 6~8위권에 속해있다.

영국의 풍력산업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협회 차원에서 KOTRA의 지원을 받아 지난 10월25일부터 27일까지 영국 멘체스터에서 열린 ‘Renewable UK 2011’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장소를 영국 제 1차 산업혁명의 발원지인 멘체스터로 선정한 것도 풍력산업을 제 3차 산업혁명의 중심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영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3일간 진행된 행사 중 크리스 훈(Chris Huhne) 영국 에너지부 장관이 직접 나와 기조연설을 하면서 신재생에너지는 특정 회사나 조직의 이해관계의 문제를 넘어 후세(for the generations to come)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 나가야 된다고 역설을 하는 모습에서 국가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옅볼 수 있었다.

약 6000여명의 세계 풍력 관계자들이 참가, 300여개의 부스 설치, Siemens와 Vestas가 후원해 대성황을 이루며 3일간 진행되었고, 한국관이 단일 국가관으로는 유일하게 설치돼 세계 참가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회 기간 중 Renewable UK 의 CEO인 마리아 맥커페리(Maria McCaffery) 회장을 만나 영국의 풍력산업이 강한 이유를 묻자 즉답을 유보하면서 ‘For the time Being’ 이라는 겸손한 표현을 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번 행사를 관람하면서 왜 영국의 풍력산업이 강하게 성장하였는지를 나름대로 분석해본다.

먼저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들 수 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카메론 정권의 보수-자유민주당 신·연합 정부는 전 노동당 정부의 녹색정책을 대부분 따르기로 결정하고 보수당의 캐롤라인 스펠먼(Caroline Alice Spelman)을 환경부 장관으로, 자유민주당의 크리스 훈(Chris Huhne)은 에너지 기후 변화 장관으로 임명하였다. 이는 즉 정권이 바뀌어도 신재생에너지정책은 일관성 있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예로 녹색투자은행 설립 지원은 계속 되고 청정전력발전 보조금도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녹색투자은행(Green Investment Bank) 도입을 통해 사업성 있는 대형 Offshore Project 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도 성장의 배경이다.

풍력발전설치에 소요되는 자금의 펀딩을 위해 마련된 금융제도를 50년간 장기간에 걸쳐 운용하며 일단 30억 파운드 규모(약 5조원)로 설정됐고 2015년부터는 규모가 대폭 증가하여 대단위 해상풍력사업에 지분참여도 하고 Developer가 발행하는 회사채를 인수하거나 보증을 서주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해상풍력의 허가권을 영국 왕실(Crown Estate) 에서 관장하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영국 왕실은 영국 영해상 자연자원의 개발 및 활용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해상풍력단지를 주개발자에게 임대 또는 분양해주고 있다. 이에 자국 내 일부 평론가들은 재정난에 허덕이는 왕실이 대륙붕을 팔아 수익을 챙긴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영국정부는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통해 Supply Chain 분야의 외국인 투자유치, 기업육성 등을 통해 제조업 부흥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성장의 배경이다. 

이같은 영국 풍력발전의 성장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영국 해상풍력시장이 주는 기회를 잘 활용해 영국시장은 물론 향후 북미와 중국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즉 영국의 강점(세계 최대 시장, 첨단기술, 시스템, 운영 노하우)과 우리의 강점(세계적 수준의 제조기술과 부품경쟁력, 조선강국의 입지)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 협력방안을 도출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한준 한국풍력산업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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