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인버터도 ‘트랙레코드’는 필요하다
태양광인버터도 ‘트랙레코드’는 필요하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1.10.31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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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수정 기자
최근 만난 한 태양광 인버터 제조사 관계자의 이야기다. “국산 인버터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대용량 인버터 개발을 완료했지만 ‘혹시나’하는 생각에 쓰길 꺼리는게 현실입니다. 이러다가 ‘어게인 2008’이 우려됩니다”

2008년은 FIT(발전차액지원제)로 태양광발전소가 대폭 늘어났지만 정작 여기 쓰인 모듈은 수입제품이 많아 정부 투자에 비해 국내 산업육성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 나오던 시기였다. 

때문에 에너지공기업이 RPA, RPS로 건설하는 자체물량 태양광 발전소에 국산 모듈을 적용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인증제도 역시 국내 산업 육성에 기여하는 하나의 장치로 작용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산 인버터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기 때문에 2008년 국산 모듈이 겪었던 상황이 2012년 인버터에도 나타날 것이란 우려다.

현재 국내 인증의 경우 250kW 이상 인버터는 미비한 상태다. 국내 인버터가 RPS 입찰에 참여하고자 할 경우 국내 인증이 없기 때문에 해외 인증을 획득해야 하므로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격이다.  

그는 “RPS 취지 중 하나가 국내산업을 육성하자는 건데 인버터는 여기서 소외당하고 있어요. RPS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국산을 외면합니다”고 걱정한다.

이 회사는 3kW급 단상 인버터로 시작해 높은 시장점유율로 품질과 기술력을 입증받자 유틸리티 시장을 겨냥해 대용량 인버터를 출시했지만 마케팅에 애를 먹고 있다. 판매 실적이 없어 공기업, 민간기업 모두가 선뜻 선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풍력발전기의 실증 운전실적이 필수인 것처럼 태양광 인버터도 운전실적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회사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는 조건으로 자사 인버터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해외서 검증을 받으면 국내 판로가 열릴 것이란 기대다.

걱정은 하나 더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모듈의 경우처럼 바로 중국이다. 아직은 인버터 시장이 중국과 가격경쟁을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중국 제품이 한국의 수준을 많이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그의 마지막 말을 들어보자.

“유럽과 북미, 호주, 아시아 등에서 한국산 인버터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중국이 바짝 따라오고 있습니다. 우후죽순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어 시장을 선점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국시장에 설치사례가 불충분한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수출도,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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