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에 빠진 광물공사
진퇴양난에 빠진 광물공사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1.10.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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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애 기자
“조용하게 진행하세요. 정부가 떠드는 바람에 그걸 보고 다른 나라에서 채간 거 아니에요?”
지난달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강창일 지경위 위원은 광물공사의 MOU 관련 홍보가 지나치다며 “조용히”, “내실 있게”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바로 며칠 후의 국정감사에서 “광물공사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다른 위원의 다그침이 있었다. 그 결과 광물공사가 현재 남아공의 잔드콥스드리프트 희토류 사업에 참여를 준비 중이며, 관련 사업권을 지닌 프런티어 리소시스와 투자기본계약을 체결 후 이번 달 내 본 계약 체결을 추진 중임이 공표됐다.

광물공사는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진퇴양난에 빠졌다. 강 위원의 조용한 사업 진행 요구는 일면 타당하다. 지난 2009년 광물공사가 호주의 동남쪽 광산을 사기 위해 계약체결까지 가는 와중에 중국이 해당 광산을 소유한 회사를 통째로 사버렸던 사례가 있다. 당시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은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우리가 광산을 사기 위해 10억을 제시했다면, 20배 높은 200억원을 투자해 회사 전체를 사버릴 정도다”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광물공사는 자본금 전액을 국가가 출자하고, 국가의 예산·결산에 따라 운영되는 비독립적인 기관이다. 이 때문에 국회가 매년 공사의 사업·계획 등을 보고하고, 충실히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홍보에도 나서야 한다. 그것이 공사의 숙명이다. 그 결과 광물공사가 조용히 추진 중이던 ‘잔드콥스트리프트’ 계약 체결이 공표되는 결과를 맞았다. 광물공사의 한 관계자는 “준비를 마친 후 공표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라며 속상한 기색을 내비쳤다. 설익은 준비 상태로 공표된 계약 추진은 훗날 또다시 뭇매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다더니 왜 못 했냐, 뻥이었냐”라며 말이다.

해외자원개발은 자원 빈국인 한국에 숙명과도 같은 길이다. 그러나 경쟁국인 중국과 자금력으로 맞설 수 없다는 것 또한 자명한 일이다. 해외자원개발을 손 놓고 포기할 수도 없다. 유전개발에서는 탐사작업을 벌여 석유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통상 5% 이라는 공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 초기단계에서 시작하는 해외자원개발에서도 이같은 인식이 필요하다. 차분히 기다려 주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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