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을 맞이하며
10월을 맞이하며
  • 한국에너지
  • 승인 2011.10.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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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하늘이 열린다.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온 뒤라서인지 하늘은 더 높고 푸르다. 서울의 뒷산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보는 녹색잎은 무엇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10월은 우리에게 있어 결실이니 풍요니 등등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계절임에는 틀림없으나 올해는 10월을 시작하는 마음이 왠지 모르게 구름이 가득한 계곡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을까?
크게는 세계의 금융위기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정부에서는 비상경제대책을 논의하고 있고 환율은 올라 원유가격이 내려도 내수시장가격은 오르기만 하는데 정전사태로 지경부 ·한전은 유례가 없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루빨리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장관을 시킬만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청문회라는 것이 있어 사전 검증절차를 통과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MB정부의 인사특징상 관계없는 인사를 쓰지 않아 장관 찾기가 더욱 어려운 모양이다.
에너지 산업의 성장견인차로 주목받던 재생에너지 산업도 처절할 만큼 무너져 내리고 있다. 누가 살아남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모두가 살얼음판이다. 잔인한 계절은 4월이 아니라 10월인 것 같다. 다음해 계획을 구상도 하고 세우고 해야 하는데 도시에 뒹구는 낙엽처럼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 10월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세상사는 일이 언제는 편하고 놀고 먹을 수 있는 때가 있었던가?

호사다마라고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것이 인생사가 아닌가? 단풍이 들어 떨어지기 전에 모든 것을 팽개치고 배낭 하나 메고 걸어보자. 산으로 들로 말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어디가 되었던 다리가 아파 지칠 때까지 날이 저물 때까지, 내가 세상을 버리고 세상이 나를 버리고 갈데없는 곳까지 거닐자. 머리도 비고 마음도 비고 모든 것이 없어질 때까지 가보자. 술잔을 비워야 새로 술을 따를 수 있듯이 버려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지 않겠는가. 마음에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짐이 되는 법, 비우고 비우고 또 비우고 그러다보면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10월, 푸르던 잎사귀를 나무는 버리고 있다. 얼마나 힘들게 키웠던 잎인가? 모두 남김없이 버리고 있다. 그래야만 그 자리에 새로운 잎을 피울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어려울수록 많이 가지려 하지 말고 버리는 습관을 길러보자.
10월이면 인생을 배우고 찾을 만한 곳이 영월의 김삿갓 유적지다. 벼슬도 버리고 처자식도 버리고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겠지만 가진 것 모두 버리고 살았던 그의 인생에서 배움이 있다면 오늘의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지혜와 슬기가 당신의 머리 속에 떠오를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가을 여행길을 떠나보자. 10월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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