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해이한 정신이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겁니다!”
박민식 한나라당 위원의 경산도 사투리가 국감장을 연이어 울렸다. 답변을 해야 하는 한전과 산하 기관 인사들은 박 위원의 예리한 질문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날 국감장에서 박 위원은 정전사태에 대해 시간대별로 사고가 일어나기 전 상황을 한전 임원들과 전력거래소 측에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기관장이라면 이러한 위급한 상황에 밥을 몇 번은 굶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박 위원은 정전사태가 발생하기 전 11시 50분경에 한전 측에 변압기 탭 강하 운전 준비요청을 한 전력거래소의 조치를 말하며 염명천 이사장이 이후 어디에 있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위원은 당시 양수발전이 이미 8시부터 115만9000kW, 9시부터 210만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는 한수원 자료를 들며 “양수발전이 이른바 첨두발전(부하)이란 점을 생각할 때 이미 평소와는 다르게 전력사용량이 많다는 것을 기관들은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을 아침에 이토록 많은 전력량을 사용하는 것이 드문 상황임을 인지할 수 있어야만 했다”고 언급했다.
박 위원은 “이러한 비상전력 수급 시에는 조절계획에 따라 전력수급대책기구를 먼저 운영하고 전력비상이 엘로우 단계에 있을 때 ‘언론매체를 통한 대국민 전기소비절약 홍보’를 하도록 돼 있다”며 이번 정전사태 시 국민들에게 사전예고가 없었던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후에는 전 사옥의 냉방기 전면 사용금지 및 소등 등 발전소 내 소비전력을 최대한 억제하는 메뉴얼이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지키지 않아 이번과 같은 정전대란을 불러왔다고 질타했다.
박 위원은 “정전사태가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전력을 담당하는 3주체(지경부, 한전, 전력거래소)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라며 “만약 막을 수 있었는데도 무사안일한 대처로 예고도 없이 부분 절전을 실시했다면 보상이 아니라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해이한 정신이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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