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IGCC 개발 주도권 경쟁
한국형 IGCC 개발 주도권 경쟁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1.07.18 1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전·지경부간 ‘힘겨루기’ 본격화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플랜트는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유망 수출 아이템이다. 지난 5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펴낸 ‘그린에너지 전략 로드맵 2011’에 따르면 노후 석탄발전설비 대체 수요와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 환경규제 강화 등에 힘입어 2030년 약 250GW, 830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세계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천기술은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 선진국의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쉘, GE, 우데, 코노코-필립스 등 4개사가 상용화급 석탄IGCC 기술을 보유한 상황이고 여기에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MHI), 중국 기업 등이 가세하는 양상이다.

미래 IGCC 시장을 놓고 한국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선택했다. 상용급 엔지니어링 기술의 자체 확보를 위해서는 20~30년 정도 상당한 기간과 조 단위의 막대한 개발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쉘의 가스화기를 도입해 태안화력에 300MW급 실증플랜트를 착수한 것이다. 2014년 완료 예정인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15년 이상 된 태안 1, 2호기 발전소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한전, 한전전력연구원, 서부발전,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노후 발전소를 순차적으로 대체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500MW급, 하이브리드 IGCC 플랜트,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SNG(합성천연가스) 등 IGCC 연계 플랜트 산업을 수출전략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국내 중공업사, 건설사들이 석탄가스화 기반기술을 보유할 경우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한전-우데의 조인트벤처 설립은 이같은 전략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데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연내 국내에서 SNG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빠른 시간내 현 상용급 IGCC 플랜트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한전은 이 분야에서 2020년부터 연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우데의 원천기술이 지금은 비공개지만 몇 년 후면 일반적인 정보가 될 텐데 그 때를 대비해 한 발 앞선 실증플랜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에기평의 예산집행 중단 조치를 놓고 해당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은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지경부와 에기평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한 임원은 “말할 수 없다. 아는 바도 없다. 밝힐 단계도 아니다. 말하기 시작하면 일파만파다. 우리 입장만 밝힐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다.

지식경제부 신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지금은 뭐라고 말 할 때가 아니다. 한전에 새로운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해 이번 논란이 신임 한전 사장 취임 이후에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과제에 참여 중인 한 IGCC 전문가는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다. 계약 도장 다 찍고 올 2월에 우여곡절 끝에 출발했다”며 “두산중공업, 한전, 현대중공업 등이 미래 석탄IGCC 플랜트 건설을 주도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