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IGCC 중복투자’ 논란
한국형 IGCC 중복투자’ 논란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1.07.14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기평, 사실상 같은 내용… 예산집행 정지

▲ 한전은 독일 우데사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지난 14일 한전 본사에서 현판식을 했다.
한국전력이 가스화공정 원천기술을 보유한 독일 우데(Uhde)사와 조인트벤처(KEPCO-Uhde Inc.)를 설립한 가운데 정부 국책과제인 '한국형 300MW급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실증플랜트' 건설이 예산 중복투자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기술개발과제 전담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조인트벤처 창립행사가 열린 14일 한전전력연구원, 두산중공업, 서부발전 등 참여·위탁기관에 공문을 보내 “한전이 한국형 IGCC 기술확보를 위한 300MW급 실증플랜트 설계기술 자립 및 건설 과제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기술과 유사한 기술을 보유한 우데사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함에 따라 과제의 계속 추진 여부 등을 재검토 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또 “14일부로 기술개발 사업비 집행을 잠정 중지해 달라. 미 시행시 추후 과제정산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사실상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한전은 이달 5일 정식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사장에 한전 출신 이영실씨를 선임했다. 현재 한전이 66%, 우데사가 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전 보유 주식 가운데 발전 5사와 KEPCO E&C, 한전KPS 등 7개사가 3%씩 총 21%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사장단 회의에서 협약을 맺은 상태다.

이 회사를 중심으로 전력그룹사, 국내 관련업체들로 구성된 ‘켑코단(KEPCO fleet)’을 구성해 2018년까지 세계 최고 효율과 경제성을 확보한 ‘한국표준형 하이브리드 IGCC’를 개발, 해외에 수출한다는 것이 한전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연내 국내에서 SNG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빠른 시간내에 현 상용급 IGCC 플랜트를 업그레이드해 이 분야에서 2020년부터 연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이같은 사업 내용과 관련 기술이 한전 주도로 200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정부과제와 유사해, 정부 예산의 중복 투자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부발전 태안화력에 2014년까지 1조3000억원을 들여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를 건설하는 이 과제는 오는 11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에기평 관계자는 “정부과제에서 도입하는 쉘(Shell)의 가스화기와 우데의 기술, 제품은 사실상 같다. 이 과제를 계속해야 하는지, 한전의 외국기술 도입방식이 더 나은 것인지 전체 국익을 따져서 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우리는 원천기술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우데는 가스화기 원천기술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쉘은 그렇지 않다. 연구비용도 1조 3000억원으로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전과 서부발전이 각각 IGCC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미 관계자들 사이에서 협의된 상황이었으나 이번에 지경부 담당자가 바뀌면서 다시 제기된 것 같다. 잠정 예산집행 중단은 논의를 하자는 것이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번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