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 에너지 자립으로 가는 전환점
조력발전, 에너지 자립으로 가는 전환점
  • 최광림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 실장
  • 승인 2011.06.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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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 최광림 실장
어느덧 따가워진 햇살에 하얀 포말의 파도와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그 낭만적이고 한적한 풍경 속에 새로운 에너지원이 숨겨져 있다. 바로 조력발전이다.
조력발전은 밀물과 썰물의 위치에너지 차이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며, 전 세계적으로 10기 이상이 운전 중이다. 우리나라도 시화호에 조력발전소가 이미 건설을 마치고 시험가동에 들어갔고, 가로림 조력발전은 허가를 진행중인 상태이며, 인천만, 강화도 등도 개발을 검토 중에 있다. 

조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사 중에는 해수유통 변화로 일시적인 해양생태계 변화가 예상되고 운영과정에서 갯벌이 일부 감소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력발전은 운전 시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발전단가가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보다 싸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무한 청정에너지원이다. 홍수나 가뭄 등 기후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비슷한 원리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력발전에 비해 전력을 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 조력발전을 하기에 유리한 지역이다. 올 7월 본격 가동될 예정인 시화조력발전소는 해수 순환을 통해 시화호의 수질을 개선할 뿐 아니라 연간 31만 5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86만2천 배럴에 달하는 유류 수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이 점점 첨예해지고 있어 우려가 된다.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연관된 지자체와 정부부처,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연달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아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있다.
국방부는 군사 작전상의 이유로 반대했고, 농식품부도 어족자원 관리 차원에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지역의 환경단체들은 강화 갯벌의 훼손과 일대 어민들의 생존권을 문제 삼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로림만과 아산만도 갈등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해외에서는 프랑스와 중국, 캐나다, 러시아 등의 국가들이 이미 조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호주, 인도 등은 건설을 검토 중에 있다.
대표적 사례로 1966년에 완공되어 이미 40년 이상 운영된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가 있다. 이 발전소는 240MW급으로 연간 발전량이 540백만kWh에 달하고 기존의 방조제와 달리 수차구조물과 수문 등을 통해 해수유통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구조다. 현재는 본래의 해양환경으로 회복되어 연간 관광객만 해도 매년 30~40만 명에 달한다. 중국 산둥반도에 위치한 바이사커우 조력발전소의 경우, 발전소 건설 후 유속이 감소한 데다 수온 상승과 영양 염류 증가로 오히려 만내 양식면적이 증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함으로써 청정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고 관광자원과 양식업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우,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해 한발자국도 못나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97%에 달한다. 한국 경제와 국가 안보의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이를 낮추기 위한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육성과 함께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정책들을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국토의 면적이 넓지 않고 바람, 일조량 등이 발전에 적합한 지역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1만4000MW의 해양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신재생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서해안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남해안은 조석에 의해 강한 유속이 발생하여 세계적인 해양에너지 개발 후보지로 손꼽힌다. 이러한 해양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조력발전소를 건설하지 않는 것은 자국 내에 큰 유전이 있는데 여기서 석유를 시추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빠른 시일 내에 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이해관계자간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에너지 자원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에너지 자립국으로 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조력발전을 포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 산유국을 부러워하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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