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비타민' 희소금속을 확보하라
'산업의 비타민' 희소금속을 확보하라
  • 변국영 기자
  • 승인 2011.05.30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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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불안정 우려 확대… 국가 간 희소금속 확보 경쟁 ‘치열’
확보대책 경쟁국 비해 미흡… 우선 확보 희소금속 선정해야


 IT산업과 첨단산업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희소금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희소금속은 부존량이 적거나 기술적, 경제적 이유로 추출이 곤란한 금속으로 리튬, 코발트, 니오븀 등이 대표적이다. 소량만으로도 제품의 성능 및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운다.
그런 의미에서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는 첨단제품 관련 기업에게는 생존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 IT 등 우리의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의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첨단제품 수요증가로 희소금속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탐사 및 채굴 비용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공급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자원무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첨단제품 수요증가로 희소금속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 2007년 전 세계 티타늄 소비는 2003년 대비 1.9배, 니오븀은 1.8배, 리튬은 1.7배, 텅스텐과 몰리브덴은 1.6배 증가했다. 탐사 및 채굴 비용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공급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 중국의 ‘자원무기화’ 움직임에 따라 희소금속의 공급불안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상당수 희소금속의 생산 1위국인 동시에 매장량 또한 최상위권이다. 지난 2002년부터 단계적인 희토류 생산 및 수출 제한 조치를 통해 희소금속 자원을 무기화하면서 세계적인 공급불안을 촉발하고 있다. 2009년에는 향후 6년간 희토류 수출을 연 3만5000톤으로 제한하고 수출한 희토류에 대해서도 25%의 수출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내렸다. 최근 미국, 유럽 등 전통적인 자원투자국 외에 중국과 일본이 희소금속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자원의 블랙홀’ 중국은 고도성장에 따른 희소금속 수요증가에 대응해 해외자원 확보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자원 메이저기업을 통해 이미 전 세계 자원에 투자해온 서구국가도 희소금속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국가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EU는 지난 2008년 희소금속을 포함한 광물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강조한 ‘기초자원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기도 했다.

희소금속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안정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할 수밖에 없다. 자원외교를 강조하며 광물의 자주개발률 제고와 비축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확보대책은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미흡한 게 사실이다.
특히 중국의 자원투자는 광산과 자원기업 가격의 상승, 자원민족주의 흐름 강화 등을 초래해 후발주자인 우리의 참여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수급불안이 가중되고 희소금속의 자원무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우선 확보가 필요한 핵심 품목을 선정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

산업경쟁력 강화와 직결돼 있는 다양한 희소금속 중 특히 유망산업에 필요한 품목을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해 안정적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녹색성장과 경량화제품 개발 추세에 따라 그린수송과 신재생에너지, IT 융합제품 등이 우리의 신성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유망산업 중 희소금속을 많이 사용하는 산업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녹색산업과 경량소재 등 첨단 융합산업이다. 녹색산업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LED, 그린수송시스템(그린카, 2차전지) 등의 사업과 기술이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양전지는 2003년 이후 시장규모가 연평균 40% 이상 급성장했으며 2015년 약 800억 달러 규모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추월할 전망이다.

차세대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는 2020년까지 연평균 41.5%성장하고 xEV용 2차전지 시장규모는 최대 7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산업에 쓰이는 희소금속은 모두 중요한데 수요증가가 예상되고 공급불안 가능성이 큰 희소금속을 우선적으로 확보 대상으로 선정해야 한다. 수요가 크지만 공급이 안정돼 있거나 수요가 작지만 공급 불안정이 예상되는 금속은 보다 장기적인 시야에서 확보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입장에서 수급불안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희소금속은 니오븀, 비스무스, 바나듐, 코발트, 게르마늄, 인듐, 망간, 몰리브덴의 8종이다. 공급은 불안하나 수요 증가가 상대적으로 작은 품목은 스트론튬, 텅스텐, 백금족, 탄탈륨 등으로 장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수급불안이 큰 것으로 선정된 니오븀 등 8가지 품목은 상대적으로 국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희소성과 편재성이 높은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국은 어떻게 움직이나

▲일본 - 희소금속 확보 4대 전략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2009년 7월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4대 전략’을 수립하고 산·관·학을 포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총 31종의 희소금속 중 10종의 금속을 핵심금속으로 분류하고 해당 금속의 안정적 확보 및 비축체제를 재정비했다. 10대 핵심금속은 인듐, 셀레늄, 갈륨, 희토류, 리튬, 안티몬, 티타늄, 코발트, 탄탈륨, 니오븀이다.
엔차관 제공을 통해 희소금속 자원 보유국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자국 기업의 개발권 등을 확보하고 있다. 희소금속 미개발 광산이 많은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에 철도, 도로 등 광산 주변의 인프라 정비사업을 위한 엔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아프리카 남부 4개국(보츠와나, 잠비아, 모잠비크, 나미비아) 진출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 7월 이들 국가와 인공위성 자원탐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 아프리카 투자 집중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희소금속의 ‘수성’ 전략을 강화함으로써 신소재 및 하이테크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이전을 유도하고 있다. 희토류, 텅스텐, 안티몬, 몰리브덴, 인듐의 주요 생산국인 중국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희소금속 이용을 중국 내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희소금속에 대한 수출 쿼터제를 도입하고 생산량을 계획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글로벌 광물 메이저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한편 ODA, 차관, 관세혜택을 활용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자원보유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자원가격 하락을 기회로 활용해 자원 확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국영광산기업인 중국유색광업집단유한공사는 지난 2009년 5월 호주 희토류 생산기업 라이나스 지분의 51.6%를 인수했다. 특히 미개발자원이 풍부하나 글로벌 광물 메이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프리카 대륙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EU - 정부 차원 지원 강화
희소금속 수요는 높으나 해외의존도가 높은 EU는 희소금속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금속광물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최근 공급문제가 커다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EU는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자원관리 가이드를 채택했다. 공동자원 확보를 위한 공동대응책을 발의했고 회원국들의 개별 대응이 아닌 EU차원의 공동대응을 위해 지난 2008년 ‘기초자원 이니셔티브’를 발의해 상임이사회에 제출했다. 경쟁국들과 동일한 조건의 접근성 확보, 역내 시장 내에서의 안정적 공급 기반 마련, 자원의 효율성 제고와 재활용 촉진 등을 강조하고 있다.
첨단기술 및 친환경산업과 관련된 중요 금속을 전략적 희소금속으로 선정하고 안정적 공급을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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