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새 술은 새 부대에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1.05.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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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애 기자
‘새 술은 새 부대에’란 말이 있다. 지난 24일 서울 소공동에서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간담회’라는 ‘새 부대’ 마련식이 있었다. 이 간담회는 최근 뜨겁게 떠오른 과제인 온실가스 감축(새 술)에 대·중소기업이 ‘동반’(새 부대)으로 대응하는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수년 전부터 지겹도록 들어온 대·중소기업 동반에 ‘새 부대’라는 표현이 적당할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사실 그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원청, 하청으로 묶인 상생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 갈취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아 상생은커녕 억압, 갈취의 대상이라는 비판이 압도적이었다.

초과이익공유제, 성과공유제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됐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마땅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제품생산을 두고는 협력의 관계이지만, 발생이익을 두고는 상대의 이익이 나의 손해가 되는 ‘제로섬’의 관계다. 때문에 상생, 동반성장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이란 ‘새 술’을 접하면 한결 쉽게 동반성장 메커니즘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온실가스 감축이란 과제 앞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대의 이익이 나의 이익이 되는 ‘넌제로섬’ 관계다. 
대기업은 올해부터 목표관리제 적용을 받아 의무적 감축 목표를 부여받아 12월까지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적 이행계획을 정부에 제출 후 내년 1월부터는 감축활동을 이행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투자해 발생한 감축분을 대기업 자체 감소분으로 인정받게 되면 온실가스 절감 목표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자금과 기술이 요구된다. 하지만 중소기업 형편이 어렵다는 것은 대한민국 누구나 아는 일이다. 이번 간담회의 내용대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금과 기술을 투자해 그 부족분을 메운다면 중소기업은 그 고민을 털어낼 수 있다. 정부도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대기업에 7%의 세금감면을 준다며 이를 독려하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로운 과제인 온실가스 감축은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모드로.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그간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터닝포인트에 섰다. 수년간 말로만 그쳤던 동반성장을 향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 기회다. ‘새 부대’의 시도의 결과가 기대된다. 또 그 시도가 성공해 목표관리 뿐만 아닌 전체 산업 과정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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