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시대를 향한 우리의 노력
탈탄소시대를 향한 우리의 노력
  • 충북대학교 이철우 박사
  • 승인 2011.05.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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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대학교 이철우 박사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자연환경의 불안정성이 인류에게 새로운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알다시피 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에 기인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인간의 경제활동과 인구증가에 기인한 에너지 문제이기 때문에 인류의 적응은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는 일이 된다.

화석연료는 과거 지질시대에 생물체가 태양에너지를 변환시켜 저장해 둔 유기물로부터 유래하며 탄소를 포함하므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산업혁명이후의 사회를 탄소사회라 부른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적응대책은 기본적으로 탈탄소사회 구축이라 할 만하다. 탈탄소사회는 화석연료 이외의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사회라 할 수 있으므로 탈탄소시대는 탈석유시대로 이해된다. 이러한 관점이 우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의 기본인식으로 적합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탈석유시대를 주장하는 또 다른 배경은 석유자원의 고갈에 대한 대비다. 2008년말 기준으로 석유자원 가운데 재래형 저류층에서 발견된 확인매장량은 1조2600억 배럴인데, 미국지질조사소(USGS)는 재래형 저류층에서 앞으로 8000억 배럴이 더 발견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전세계 연간 석유소비량이 300억 배럴이므로 재래형 석유는 앞으로 67년 정도 더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재래형 석유자원보다 더 많은 비재래원유가 현재 꾸준히 개발생산되고 있다. 비래재원유는 오일셰일, 오일샌드(초중질유), 헤비오일(중질유) 등이다. 오일셰일은 4%이상의 오일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이암을 가리키는데 미국, 러시아, 브라질, 중국, 모로코, 호주 등지에 대규모로 분포한다.
오일샌드와 헤비오일은 원유성분 가운데 휘발성이 있는 가벼운 성분이 없어져 버린 초중질유를 가리킨다. 오일샌드의 원유는 비투멘(bitumen)이라고도 불리는데 아스팔트처럼 점성이 커서 모래입자에 오일이 묻어 있는 셈이라 저류층내에 수증기를 주입하여 유동성을 높여 회수한다. 이와 달리 헤비오일은 유동성이 있어 펌프로 끌어 올릴 수 있는 겔상태의 원유다. 오일샌드는 캐나다의 알버타 주에 헤비오일은 베네주엘라의 오리노코 강 유역에 주로 분포한다.

이러한 비재래원유의 기대 가채매장량은 오일셰일 1조9500억배럴, 헤비오일(중질유) 7200억배럴, 오일샌드(초중질유) 7100억 배럴로 모두 합하면 3조4천억 배럴이며 가채연수는 113년이다.
따라서 석유자원은 재래형과 비재래형을 함께 고려할 경우 현재의 기술수준에서 180년(67년+113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수치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이 석유자원의 고갈에 대한 대책이라기보다는 기후변화대책 특히 탄소배출저감대책이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전세계 여러 에너지 전문기관들의 예측에 따르면 2030년의 전세계 일차에너지 공급에서 화석연료(원유, 천연가스, 석탄)의 비중이 80%이고 수력, 원자력, 생체, 태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20% 정도이다. 이러한 일차에너지원 비율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앞으로 천연가스와 석탄의 사용량 증가다.

전기자동차를 사용하면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지 않는데 그 까닭은 전기 생산을 위한 석탄소비 증가로 탄소배출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탄소사회로의 이행이 전기자동차 도입 등을 통해 간단히 실현되기 어려운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염원하는 탈탄소사회는 당분간 탈석유시대나 탈화석연료시대를 추구하여 달성되기 어려운 목표이다. 적어도 1세기 이후의 에너지 수급을 염두에 둔다면 탈화석연료시대를 목표로 삼아 그에 매진해야겠지만 수 십년 이내의 국가에너지정책이라면 화석연료의 똑똑한 활용과 에너지 사용효율증대를 통한 이산화탄소 저감대책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탈탄소시대의 핵심은 에너지 수급현실에 입각하여 탄소배출을 줄이는 신재생에너지와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불리는 화석연료 간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염두에 둔 장단기적인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화석연료 특히 석유시대의 에너지 다소비 및 환경부하를 일으키는 산업구조 및 삶의 방식을 반성하고 인간과 자연간의 새로운 관계 모색이라는 사회의 거대담론을 통해 촉진될 것이다. 석유시대는 비재생에너지의 소비에 기초한 지속불가능한 사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환경오염이라는 산업시대의 패러다임에 의존하기 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라는 패러다임에 의거하여 신재생에너지의 제한적인 환경부하가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과 어떤 식으로 조화될 수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석유시대의 문제점과 탈탄소시대에 관한 깊은 이해를 도모하고 탈석유시대의 세계상을 그려보는 인문학, 예술, 사회경제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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