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相 生)
상생(相 生)
  • 한국에너지
  • 승인 2011.02.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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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고 살자”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이보다 더한 가치는 없으리라.
지난달 25일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신년인사회에 ‘상생’이라는 플랭카드가 앞에 걸렸었다. 그러나 그 날의 행사에서 상생이라는 말은 어느 연사도 꺼내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에 알아보니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상생기금을 만들어 이날 발표하려 했는데 기금 모금이 여의치 않아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지경부가 주요 기업체에 기금 모금 취지를 알리고 조용히 기금을 모아 그 성과를 알리려 했던 것이었으나 결국 성과가 여의치 못해 이날 발표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 기업인은 자신의 회사에서도 요청이 왔는데 기꺼이 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내기로 했는데 납부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기업은 사업을 하면서 10년 가까이 아직 재생에너지에 투자만 할 뿐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드라이브를 거니 어차피 동참해야 하는 것이라면 기분좋게 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논리였다고 한다.
 금액도 들으면 깜짝 놀랄 정도다. 재생에너지 업계의 상생을 실현한 기업이 있다. 세계 최대규모로 성장한 OCI는 태양광 보급사업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지원하라고 20억원 정도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OCI는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OCI는 자신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뒷받침 되었다는 판단에서 보답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아직 수익을 내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경부가 OCI 기부를 계기로 아이디어를 낸 것 같지만 상황판단을 잘 못한 것이다. 그룹내에서 아직도 투자만 일삼는 아이템 분야에서 말도 꺼내기 조차 어려운데 일부 사례를 보고 오판한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 상생을 위한 사업이라면 에너지재단도 기금을 모으면서 에너지 공·사기업들이 거액을 기부했다. 우리사회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사회적 기금을 조성하는데 이와 같은 방법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기금을 모으는 주체가 재벌기업이나 공기업을 다니면서 거액을 손쉽게 모으는데 익숙해져 있다 보니 소액을 모으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기금을 권력구조 속에서 마지못해 내는 것 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회적 기금을 조성하는데 있어 선진사회는 다수의 국민참여가 있고 후진사회는 권력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 일정수준 규모의 기금도 중요하지만 이제 우리도 사회적 참여의 폭을 확대해 사회적으로 상생의 가치를 높이는 점진적 발전으로 이행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지경부는 상생의 뜻이 있다면 이제는 은밀히 내부작업을 할 것이 아니라 의미를 설명·공개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이제 우리 국민도 상생·나눔이라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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