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참여·소통이 잘돼야 연구성과 낼 수 있어”
황주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참여·소통이 잘돼야 연구성과 낼 수 있어”
  • 발행인 남부섭
  • 승인 2011.01.31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연구원으로 위상 확보
6대 핵심기술 반드시 개발


반갑습니다. 올해 신년사를 보면 연구원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신년사를 통해 연구원이 올해 하고자 하는 일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을 들자면 연구원(구성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의견교류를 활발히 하는, 다시 말하면 소통의 강화라 하겠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새해 들어 실현계획이나 경영목표 등을 내놓지만 그것을 추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구성원들이 아니겠습니까.
특히 이 시대의 R&D는 융합연구시대입니다. 요소기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요. 과거에는 혼자 열심히 하면 될 수 있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 분야 사람들이 함께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참여라 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연구원의 내부를 잘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0일이 넘으셨는데 연구원에 대한 생각은.

-밖에서 볼때보다 훨씬 잠재력이 높은 것 같아요. 취임 이후 연구원들과 사적인 자리도 많이 가지면서 연구원을 파악하려고 많이 했는데 알면 알수록 그 깊이를 짐작하기 어려워요. 양파와 같다고나 할까요. 자꾸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저는 우리 연구원들의 이러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원장께서는 정책그룹에서 많은 활동을 하시기는 했지만 교수 출신답지 않은 비즈니스적 생각을 갖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일맥상통한다고 하지 않아요. 대학에서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인재가 많이 나왔을때 명문대학이 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렇지 못하면 그것은 또 교수 책임이지요. 연구원 역시 잘되면 연구원 구성원들의 공이고 못되면 원장의 탓이 아닐까요. 결국 연구원도 원장도 다 잘되려면 연구원들이 잘될 수 있도록 뒷받침을 잘해야 되겠지요.

(황 원장은 질문에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기사쓰기 어렵다고 하자 한바탕 웃고난 뒤 답변이 쉽지 않은 질문을 해보았다.)

정부에서 연구원 주도의 R&D시스템을 기업주도형으로 지난해부터 시스템을 바꾸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연구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데 기인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주요 R&D는 연구원 자체적으로 하는게 많이 있지요. R&D를 기업주도형으로 하는냐 연구원 주도형으로 하느냐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 않겠어요. 장점은 살려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2030년이 되어도 현재 일본의 에너지 원단위 수준을 따라 잡을 수 없도록 정책목표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상당 부분 에기연이 책임져야 하지 않겠어요.

-효율 부문 R&D의 총책임을 지고 있는 연구원이 상당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게 맞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정책목표를 수립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지금까지 에너지 기술 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에너지정책에서 원자력은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효율향상 부문에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했지요.
하지만 지경부도 에너지절약사업단을 구성하고 새롭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에너지원단위를 낮추기 위해서는 국가 산업전반에 걸쳐 연구되어야 하겠지만 연구원이 우선적으로 책임을 지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연구원 내부 문제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가 세계적 미래 대표 브랜드 육성인데요.

- 연구원에 6대 중점분야가 있는데 융합연구체계로 재편하였습니다. 연구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첫 번째 단계지요. 여기서 2013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19개, 원천기술을 20개 확보할 수 있도록 구체적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산업기술연구회 13개 기관 중 8위 수준의 기술료 수입을 5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현재 3개 수준의 국제 협력과제를 8개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제주도에 제주글로벌연구센터를 발족시켰는데.

-에너지기술연구원을 글로벌 연구원으로 위상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주 신재생에너지기지를 제주글로벌연구센터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제주에 둔 것은 세계 모든 연구원들이 언제, 어느 때나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주도 무비자 입국)

원장께서는 경영목표 시험을 한번에 통과하셨다면서요.

-나이들어 시험을 본다는게 쉽지 않더군요. (원장이 취임하게 되면 경영목표를 수립,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한다. 전례를 보면 길게는 일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황 원장은 구랍 28일 승인을 받았다.)
요점을 말씀드린다면 재생에너지 분야에 500미크론급 초박형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모듈 기술, 열에너지 분야에 열생산·수송·저장의 지능형 통합 열에너지 네트워크기술, CO2 저감분야의 신형 액상흡수제와 공정개발, 청정연료 분야에 석탄을 이용한 저탄소 가스화기술, 차세대 전지분야에 플로우전지 핵심기술개발과 실증, 융ㆍ복합분야에 수소분리막 및 막모듈 개발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황 원장은 2020년 75조원으로 예상되는 세계 태양전지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열에너지 네트워크 기술은 2020년 2500억 달러 세계시장에서 축열시스템을 확보하여 글로벌 연구소로 위상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열에너지 네트워크는 폐기물·바이오·태양열·지열 등 이른바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열산업 발전에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기대가 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MB정권에서 출연연구기관의 개편작업이 벌써부터 진행되었는데 에기연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출연연구원 선진화 추진단에서 그 업무를 하고 있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지경부·교과부 산하 연구원을 두 군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규모가 큰 법인으로 속하게 될 것 같아 위상이 높아지리라 기대됩니다.

연구원은 효율·재생에너지ㆍ이산화탄소 저감 등 크게 3가지 R&D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야를 하면서 고충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에너지원의 중요성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흔히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이라고 하지만 2030년까지 12%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개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있는 풍력·태양광·연료전지 이외에도 연구원에서는 R&D를 다양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청정석탄화 문제, CO2 저감문제 등도 국가적으로 새삼 중요함을 여기 와서 느꼈어요.

연구원에 규제가 많아서 제대로 연구를 할 수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걸리는 게 많아서 못한다는 것은. 글쎄요. 제가 봐서는 별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특별히 연구에 규제하는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못한다면 그것이 규제가 아니라 원장 탓이겠지요.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어요. 어려운 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이야기하면 함께 풀어나가 겠습니다.
한 가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R&D 예산을 우리 연구원이 연간 2000억원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데 거의 해마다 30% 가까이 예산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연구인력은 연간 1%정도 늘어나는데 그쳤어요. 그것은 균형이 좀 안맞지요. 에너지는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라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돈을 투자해도 사람이 없다면 기대한 성과를 내기 어렵겠지요.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장기 R&D과제가 없다는 말이 있어요. 원천기술이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연구개발의 종합 장기계획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에너지 분야에서 원자력이 처음으로 장기연구계획을 수립해서 추진했는데 어떤 분야나 그 역사와 전망에 따라 국가 경영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에기연의 R&D는 현 단계로서는 장기보다는 속도있는 R&D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에너지 기술개발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서는 분산된 기능을 통일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여러 군데 분산되어 있다보니 중복되는 것도 많이 있고 R&D기관의 개편작업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연구원의 자세에 대해서 말씀하신다면.

-연구원은 미래지향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해요. 구성원들이 연구원을 그런 분위기로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 연구원은 반드시 세계일류 연구원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임 황주호 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주요경력]
1986.9~1991.8    한국원자력연구소 선임연구원
   91.9~2010.9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99.5~2001.4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원자력전문위원
2005.1~2005.11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선정위원회 위원
   06.11~현재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
   07.4~2010.3   국제원자력기구 방사성폐기물위원회 위원
   08.4~현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가주도기술전문위원장
   09.4~현재     대한싸이클연맹 부회장
   10.9~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