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소수력 활성화 원년으로
소수력 보급 ‘공영개발체제’ 도입이 해법
2011년을 소수력 활성화 원년으로
소수력 보급 ‘공영개발체제’ 도입이 해법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1.01.2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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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소수력시장 급성장… 수출산업화 가능성 높아
수공, 올 6월 수차 인증기관 설립… 산업발전 ‘전기’

▲ (왼쪽부터) 강릉원주대학교 김종겸 교수, 크린에너지 김상승 사장, 대양전기 박봉일 사장
◇사회(남부섭 발행인)=우리나라에는 개발 가능한 소수력 발전용량이 1500MW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개발율은 5% 대로 미미한 상황입니다. 발전소를 완공하기까지 복잡한 인·허가 절차, 주변지역 민원 등 어려움이 많습니다. 발전소 개발 역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져왔고, 민간사업자가 참여하기에는 문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소수력발전은 높은 경제성과 국내 기술력, 해외진출 가능성 등으로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 소중한 에너지원입니다. 오늘은 2011년 새해를 앞두고 소수력발전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김종겸 교수께서는 아무도 학문적으로 연구하지 않는 소수력 분야를 어떻게 하게 되었습니까?

◇김종겸 교수=한국수자원공사에 근무를 하면서 소수력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수력은 전기품질이 제일 깨끗하고 기술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산업으로서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산업이 아직 열악하다보니 쉽게 접하려 하지 않는가 봐요. 하지만 누군가는 이일을 해야 될 것 같아서 선택했지요. 우선 소수력은 데이터를 적립해 나가야하고 국가정책에서 목소리를 내야만 합니다. 정책수립에 있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파묻히고 말아요. 제가 당장 할 일은 모든 정부 평가회의에 참여하여 소수력 목소리를 내는 일입니다. 혼자 하다 보니 상당히 바쁘기는 합니다. 교직에 몸담으면서 가장 큰 보람이라면 수자원공사에 수차 인증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올해 6월이면 인증기관설립이 끝날 것입니다.

◇박봉일 사장=수차인증기관이 설립되면 기업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 교수께서 큰일을 하셨어요. 앞으로 소수력산업 발전에 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김상승 사장=우리나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에도 소수력 자원조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도 자원조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것에 대해 소수력 학계 기반을 조성한 김 교수께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소수력 일을 해왔지만 기업에서 자원조사 같은 광범위한 일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사회=그럼 세계적으로 소수력 시장은 어떻습니까.

◇김상승=유럽이나 선진국은 소수력 개발이 거의 끝났지만 동남아?아프리카?중남미 등 개도국 지역은 아직 개발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이 시장을 중국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우리는 기술 우위에 있으면서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어요.

◇사회=무슨 이유가 있습니까

◇김상승=개도국은 대부분 자본을 갖고 와서 해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소수력은 에너지 확보 측면과 수명이 길어서 개도국들도 다른 분야에 우선해서 이사업을 추진합니다. 해외에서 한해 5~6건 정도 사업타당성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우리 업계에 해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김종겸=결국 자본이 문제지요. 가격도 싸고 기술력도 좋은데 중소사업자들이 자금을 만들 길이 없어요. 일본이 국내 소수력 수차 제조업체인 대양전기에 주문할 정도입니다. 중국은 싼가격에 진출하지만 다소 문제가 있고요. 우수한 제품이라고 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싼 단점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정책적 지원만 있으면 경쟁우위에 설수 있는 산업이라 할 수 있어요. 아시아권 개도국은 수자원이 아주 좋아요. 일년내내 하천수량이 큰 변동이 없어서 소수력을 하기에는 조건이 대단히 좋습니다. 하천계수가 10정도예요. 우리는 거기에 비해 4000-5000정도입니다. 강수가 일정하지 않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소수력은 청정개발체제(CDM)과 연계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이 있어요. 캄보디아를 가보니 밤에 자전거 배터리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어요. 주변에 소규모 소수력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데도 말입니다. 해외진출을 강화해서 우리 국력신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소수력이라 생각합니다.

◇김상승=우리는 전국이 하나의 전력망으로 연결되어 있어 모든 전기를 수용할 수 있지만 중국?북한?동남아 국가들은 분산형, 즉 계통연계망이 잘 되어 있지 않아요. 따라서 전력생산이 일정치 않은 풍력?태양광보다 소수력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요. 특히 동기발전기는 전기 출력조절이 가능해서 독립된 전원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울릉도 같은 경우 성인봉에서 흘러내리는 수량이 일정하고 좋아요. 그런 곳에 적용하면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김상승=이라크에 눈이 올 것 같지 않지만 고지대에는 눈에 많이 와요. 오지가 많아 동기발전기를 이용한 소수력 개발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터키도 수자원이 좋은데 큰 것은 다국적 기업들이 다합니다. 소규모는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정부가 민간이 할 수 있도록 파이낸싱(금융) 지원을 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봉일=우리는 소수력 산업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데 세계시장은 수차 제조 붐이 일어나고 있어요. 체코에 있는 마벨이라는 기업은 미국의 주문이 많아져 동남아 사업권을 한국기업에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 기업들이 다시 수차 성능개선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독일 같은 경우는 물의 수량조절이 가능한 가동보를 개발하고 있어요. 그리고 일본의 경우는 소수력 발전단가를 우리 돈으로 300원 이상 주고 있고 2012년 이후 매년 20~30개씩 개발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수력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 매우 훌륭한 정책이라 할 수 있어요.

▲ 고문소수력발전소 전경
◇사회=우리도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소수력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까.

◇김종겸=그나마 4대강 개발 사업을 하면서 정부가 소수력 개발을 포함시켰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하다 보니 16개 사업 가운데 국내 기업이 3개정도 밖에 수주를 못했어요. 동시에 개발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해는 되지만 우리 소수력 업계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정치적 판단이 우선하는 것이라 해도 아쉽다고 할 밖에요.

◇김상승=4대강 소수력발전이 개발되면 소수력 용량은 2배가 됩니다. 기존 62개에서 78개소로 늘어나게 되고요.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의 경우와 많이 비교되는 상황이지요. 국내 소수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자원조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국가 하천이나 지방하천을 정비하면 소수력 사이트가 많이 나올 것 같아요.

◇박봉일=소수력 개발이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공영개발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 공영개발로 성공한 사례지요. 운영은 민간에 맡기는 것이 좋고요. 민간이 하게 되면 빠른 장점은 있지만 민원을 해결할 길이 없어요.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김상승=전남 곡성에서 지자체가 개발하려다 감사원까지 개입돼서 좌초된 적이 있어요. 조달청 계약까지 갔다가 감사원이 ‘경제성 없음’이라는 결정을 내려 무산되는 바람에 공영개발의 좋은 사례를 놓쳐버리고 말았는데 영월의 경우는 1개를 준공하고 1개를 추진하고 있어요. 영월 내에 9군데를 했을 때 연간 20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요.

◇김종겸=지자체가 개발할 경우 정부 50%, 지자체 50% 또는 지자체 50% 중 지자체 25%?민간 25% 등으로 추진하면 서로가 개발비 부담을 줄이고 민원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요. 사실 우리나라는 소수력 개발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녹색성장, 재생에너지 산업육성 등등하면서 소수력 개발은 5%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잠재력이 엄청난데 우리는 이것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이 부재합니다. 앞서 말씀하신대로 공영개발 논의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사례는 공영개발에 대한 확실한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좋은 선례가 되고 있습니다. 공영개발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소규모는 민간의 참여가 활발하게 일어나리라 생각합니다.

◇박봉일=신재생에너지 가운데 소수력발전 가동률이 좋고 수입 유발효과도 없고 가장 양질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요. 소수력 500kW이면 태양광 2000kW보다 경제성이 더 좋습니다. 정책적으로 정부가 소수력 개발계획을 수립?추진하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에 빠져 있다고 할 수 밖에 없어요.

◇김상승=소수력은 다른 재생에너지와는 비교가 안돼요. 부하변동이 없고 일정한 출력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수자원을 확보하는 아주 좋은 길입니다. 알다시피 우리는 이제 큰 규모의 댐을 건설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요. 정부도 이 점을 감안하여 소수력을 다방면에 걸쳐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수립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소수력의 이점을 정부가 모르는 바는 아닐 것입니다. 수출산업화가 가능한가라는 시각도 있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세계시장이 다른 재생에너지산업 못지않은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세밀한 정책을 세워야해요.

◇사회=우리정부가 소수력에 대한 관심이 왜 그렇게 없지요

◇김종겸=소수력의 역사에서 소수력은 재생에너지로서 대우를 받지 못했지요. 그리고 에너지라면 석유나 원자력 등 큰 규모에 밀리다보니 설자리를 잃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를 시작하면서 가중치를 ‘1.0’으로 하고 있는데 소수력에 대한 이해가 보통 부재한 것이 아닙니다. 소수력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위해 좀 더 열심히 뛸 수밖에 없고 제가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김종겸=소수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역부족임을 느꼈어요. 소수력 개발을 80년대부터 시작한 사람들은 발전소 전부 다 팔았어요. 알다시피 요즈음 일부 재생에너지 기업은 엄청나게 돈 잘 버는데 소수력 기업은 현상유지도 힘들어요. 정부가 ‘계통한계가격(SMP)+5원’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지원이 아니지요. 개별 소수력 사업자들의 문제도 문제지만 정부는 소수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고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합니다.

◇박봉일=소수력은 설비수명이 길어요. 감가상각은 기전분야 30년, 토건은 50년을 잡아도 돼요. 개발에 따른 부담금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비 상환기간을 외국에는 30년 이상 하는 데가 많아요.

◇김상승=우리나라는 고층 아파트가 많은데 그 수압을 이용하는 소규모 소수력도 가능해요. 소수력 산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접근해주었으면 합니다.

◇사회=오늘 좌담회에서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김종겸=재생에너지는 태양광과 풍력 그리고 수자원 즉 소수력입니다. 우리는 소수력을 개발하면 다른 에너지보다 오히려 비용이 훨씬 적게 투자됩니다. 전체적으로도 비용 경제성 측면에서 소수력이 훨씬 우수하고 그리고 수출산업으로서도 가능성이 크고요. 소수력을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있기를 신묘년 새해를 맞아 기대해 봅니다. 올해 지경부에서 소수력 육성방안 용역사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정부가 정책을 수립·추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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