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지는 새
하늘에서 떨어지는 새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1.01.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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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주재기자 김은영
새해 아침을 전후하여 일어난 대량의 새떼와 고기떼들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무언가 심상치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히치콕의 영화 ‘새’를 연상시키나 새가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하늘에서 후두둑 그냥 떨어진다.

새해 아침 미국 알칸사스주 비브 마을의 주민들은 마당을 걸어 나가지 못 했다. 까맣게 하늘에서 떨어져 죽어 있는 붉은어깨까만새(Red wing black bird)들을 밟지 않고는 한발짝도 뗄 수 없고 자동차를 몰고 길로 나갈 수가 없었다. 약 4000~5000마리의 검은 새가 40마일에 걸쳐 떨어졌다.

같은 시기에 루이지애나주에도 같은 종류의 검은 새가 300마리 가량 하늘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같은 1월 1일 아침 이탈리아의 파엔차(Faenza) 마을에서는 비둘기(turtle dove)떼 약 700마리가 500㎞에 걸쳐 떨어졌다. 알칸사스의 새들은 그 원인이 신년 축하 불꽃놀이나 번개, 혹은 높은 하늘의 우박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으나 이탈리아의 비둘기 떼 죽음은 해바라기씨를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난 것으로 관계 기관이 발표했다. 뉴질랜드에서도 100마리의 새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스웨덴에서는 50마리 이상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알칸사스주에는 새떼뿐만 아니라 고기떼들도 알칸사 강변에 죽어서 널려있었다. 민어과에 속하는 드럼피시로 오자크댐 부근의 20마일에 걸쳐 죽어있었다. 현장에 나온 관계 직원들에 의하면 99%가 같은 종류의 물고기이므로 특별한 질병이 원인인 것 같다고 한다. 현장에 나온 키스 스테판스 직원은 “해마다 이 때쯤이면 고기들이 죽지만 이번은 그 숫자가 이상하게 많다”고 말했다.

브라질 파나나 해변에 널려진 물고기들의 떼죽음은 그 지방 2800가구 어부들의 생계를 위협한다. 1월 4일 정어리, 크록커, 메기 등 100톤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고기들이 죽어서 해변에 널려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근 다른 해변에서도 죽은 고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관계 당국은 원인을 환경적인 불균형, 어선의 침몰 그리고 화학약품의 유출 등 세 가지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영국의 아이슬(Isle) 바닷가에 4만 마리 이상의 게(velvet swimming crab)가 썰물처럼 밀려와 죽어있다. 관계 당국은 120년 만에 처음 오는 영국의 추위로 수온이 낮아진 것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의 사오 파오르 해안에는 무려 500마리의 펭귄이 죽었다고 지방 신문이 발표했다. 이들을 해부해 본 결과 위가 비어 있었다고 한다. 먹지 않으면 죽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 먹이가 없었을까?

구글은 동물의 떼죽음 현장을 지도에 올려놓았다. 세계적으로 30건이 표시되어 있다. 트리허거는 이 30건의 사건의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5건이 공해로 일어났고 2개가 질병, 1건은 자동차에 부딪힌 것, 4건의 새떼의 죽음은 불꽃놀이나, 번개로 인한 것, 아리조나의 박쥐떼 죽음은 이상적으로 극심한 더위 때문이고 뉴질랜드의 새떼 죽음은 이상 기후 라니냐현상 때문이고 영국, 캐나다, 플로리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11건은 비정상적으로 낮은 해수 온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동물 떼죽음의 50% 이상이 이상 기후가 원인이다.

지난 겨울은 세계 어디서나 이상기후였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극심한 가뭄과 더위 뒤에 또 극심한 홍수를 맞았고 북미의 일부 또한 이상 기후에 시달렸고 영국도 한세기만의 극심한 겨울을 경험하고 한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IPCC의 4차 보고서에는 “최대 30%의 동식물의 종류가 기온이 1.5~2.5도 이상으로 상승할 때에 멸종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지구의 기온이 3.5도 이상을 넘게 되면 40~70%의 동식물이 멸종하게 된다”고 적고 있다. 2004년도에 나온 네이처지는 2050년까지 현재 알려진 동식물의 15~37%가 멸종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네소타대학교 데이비드틸맨 교수(생태학)은 지구상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종을 포함하여 1000만~3000만 종의 동식물이 존재하는데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하여 해마다 5만종씩 멸종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토론토 대학은 17년간의 장기간 연구로 꽃과 벌의 이화 수분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벌의 숫자가 최근 몇십년 동안 50%가 감소한 것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자하는 연구였다. 연구 결과는 꽃봉오리가 터지는 기간이 온난화로 인해 빨라져서 벌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하는 시기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을 포함하는 지구의 생태계는 상호 연결되어 있고 상호 의존하고 있다. 한 곳의 일그러짐이 시스템의 전체의 위협이 된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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