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의 세상은…
비싼 전기요금 절약하고 저장된 전력 팔 수 있어
스마트그리드의 세상은…
비싼 전기요금 절약하고 저장된 전력 팔 수 있어
  • 박종준 기자
  • 승인 2011.01.0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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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가격 정보 따라 자동으로 실내온도 조절
플러그 통해 배터리 충전하는 ‘하이브리드카’

2020년 어느날. 평택에 있는 한 전자업체서 전사적 에너지관리 업무를 하는 K씨는 전날 생산공장에서 소비된 전력량에 대한 보고를 받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정을 비롯한 모든 사업장의 전기는 주가처럼 그때그때 바뀌기 때문에 같은 전력량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전기요금이 크게 변동된다. K씨는 점점 에너지 관련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는 새로운 기획안을 만들기 시작했다.

K씨는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에너지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풍력발전기와 BIPV로 교체해 낮 시간대의 비싼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휴일에는 저장된 전력을 전력거래시장을 통해 한전에 되팔아서 수익을 얻을 계획이다.
정오가 가까워오자 K씨는 사무실의 실내온도가 약간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시원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전기요금이 너무 비싸다. 밤 요금의 10배가 넘기 때문이다.

그래서 K씨는 회사의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실시간 전력가격 정보에 따라 자동적으로 실내 온도를 올릴 수 있도록 각 사무실의 냉방기를 자동운전하고 있다.
요즘은 사무실 온도를 약간 올릴 경우 전력거래소에 자료가 전송돼 환경관련 세제를 감면받고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아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한국도 교토의정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에너지절감이 외화 유출 방지와 새로운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바쁜 하루가 지나고 난 후 K씨는 주차장에 내려가서 자신의 하이브리드카의 플러그를 뽑았다. 예전의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 엔진에서 발생하는 일정 에너지를 배터리에 충전했지만 최신형인 K씨의 자동차는 플러그를 통해서 배터리를 충전하도록 돼 있다.
보통은 잠잘 때 30kW의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고 출근한다. 외근이 없으면 주차장에 설치된 스마트미터기에 플러그를 꽂아 오전 중에 완전히 충전한다. 전력요금은 100원/kWh 내외다.

정오를 지나면 전력거래소에서 실시간 전력요금 정보가 자동차의 에너지관리시스템에 인터넷으로 전달된다. 보통 오후 4시까지의 실시간 가격은 500원/kWh 내외이나 오늘은 1000원/kWh까지 뛰었다.
30kWh를 모두 팔아서 얻은 수익이 3만원, 그리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집에 갈 만큼만 천천히 충전하니 200원/kWh씩 15kWh 충전해 3000원이 들었다. 아파트에 설치된 스마트 전력저장장치 20kWh 시스템도 전력을 거래하므로 K씨는 보통 한 달에 20∼30만원 정도를 전력거래 수익으로 올리고 있다.

아파트에 리튬 스마트 저장장치를 설치하니 정전이 없어졌다. 전에는 가끔 있던 컴퓨터 재부팅 현상도 없어졌고 집안의 가전제품마다 복잡하던 전원 어댑터와 충전기가 모두 사라졌다. 한전의 교류서비스와 별도로 요즘은 새로운 에너지기업이 직류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카는 충전된 전기를 주행뿐만 아니라 필요 시 혹은 비상 시에 일반전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캠핑 등을 할 때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다. TV에서는 한국이 교토의정서상의 CO2 감축의무를 성공적으로 이행한 국가라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었다. 그도 당연한 것이 한국은 지난 2005년부터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집중 육성해 2005년 수준의 전력소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CO2 배출의 주범이었던 자동차들이 대부분 하이브리드카로 대체되면서 배기가스를 전혀 방출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이 바로 스마트그리드가 꿈꾸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이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마트그리드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핵심이다. 앞으로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양방향 통신을 이용한 실시간요금제나 전기요금의 소비자 선택권 확대, 전기차, 분산발전 등 에너지 소비생활의 혁명이 이루어 질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고 새로운 전력거래시장이 형성되며 기업의 기술개발이 이뤄질 것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얻게 되는 편익은 단지 전기요금 몇 천원이 아니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CO₂저감 등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녹색소비생활을 실천함으로써 녹색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기술개발 투자도 중요하다.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중에는 아직 상용화 돼 있지 않거나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기술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들이 나름의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기 위한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과 지원 역시 필요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산업체에게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표준화도 중요하다.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 완성에 따라 우선적으로 표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분석과 단계별 표준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전력IT 표준화 사업 및 스마트그리드 표준화 사업의 정책적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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