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화조력발전소 현장을 가다
2011년 세계 해양에너지 역사를 완성한다
세계 최대 시화조력발전소 현장을 가다
2011년 세계 해양에너지 역사를 완성한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1.01.0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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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준공 앞두고 우회도로 철거작업 한창
1기씩 순차 가동… 올 9월 상업발전 눈앞


2010년 12월 9일 아침. 전날 내린 눈이 시화조력발전소 가는 길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경기도 안산 시화방조제로 향했다. 오는 5월 시험발전을 앞두고 있는 발전소의 위용을 두 발로,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의 설명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그동안 공사를 위해 쌓아두었던 물막이 구조물을 철거하고, 15일부터 물을 채우기 시작하면 10기의 발전기와 8개의 수문이 물 속에 잠기기 때문이다. 시화공단을 가로질러 대부황금로에 다다르자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11.2km 시화방조제가 나타났다. 지난 9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방아머리 풍력발전기(1.5㎿급 2기)도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이자, 다섯 번째 발전소인 시화조력발전소 건설공사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여름부터 시작했다는 우회도로 철거작업도 눈에 보일 정도로 진척돼 있었다.

“최근 이 곳을 찾은 프랑스의 랑스조력 관계자들의 첫 마디가 뭐였는지 아십니까. 바로 ‘원더풀’이었습니다. 시화조력 초기단계에서 우리가 찾아가 기술교류 제안을 할 때만 해도 별로 반응이 없던 사람들이었는데, 이젠 오히려 그 쪽에서 먼저 ‘협력하자’고 합니다. 한마디로 상황이 180도 달라진 거죠”  
2007년부터 시화조력발전소 건설현장을 총괄 감독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김준규 조력설비팀장의 설명이다.

시화호 수질도 180도 달라졌다. 저수용량 3억 3000만톤의 시화호는 현재 하루 2번 1억 4700만톤의 물이 바다에서 시화호로 흘러왔다가 나간다. 시화호 해수의 절반이 계속 유통되면서 2010년 12월 현재 생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3.5ppm까지 낮아진 상태다. 조력발전소가 완공되고, 2~3년 후면 서해바다와 비슷한 2.0ppm까지 낮아질 것으로 수공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미 어업은 복원이 완료됐고, 해수호다보니 가을에는 전어가 많이 잡힌다는 귀띔이다. 10년 전만 해도 ‘죽음의 바다’로 불렸던 시화호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 셈이다. 

◇9년에 걸쳐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 건설하기까지 - 시화호는 시화지구 대단위 간척 종합개발사업의 하나로 1987년 4월부터 1994년 1월까지 시흥과 화성을 연결하는 시화방조제를 조성하면서 방조제 안쪽에 조성한 인공 담수호였다.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서 시화호가 완성됐을 때만 해도 주변 간척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COD가 17ppm까지 높아지면서 시커멓게 썩은 물은 쓸모가 없었다. 시화호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당시 건설부, 환경부, 수자원공사, 환경단체 등이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이 ‘바닷물을 유통시키자’는 것이었다. 

2000년 12월 담수호에서 해수호로 이용계획을 변경하고, 2년 후인 2002년 12월 조력발전 계획도 확정됐다. 다시 2년 후인 2004년 12월 착공한 시화조력발전소는 이듬해 물막이를 위한 우회도로를 완성하고 1년간 기초굴착을 진행했다. 2007년부터 3년에 걸쳐 수차구조물과 수문구조물 콘크리트 타설, 발전설비 설치 등이 이뤄져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날개 직경 7.5m 터빈, 초당 1바퀴 회전 - 지난 2003년 시작돼 총 9년에 걸쳐 13만8000㎡ 터(축구장 12개 크기)에 조성되는 시화조력발전소는 총 발전설비용량 254㎿로 세계 최대 규모다.  총 공사비는 이미 방조제가 있는 곳에 짓다보니 총 3551억원이 투입됐다.

25.4MW급 수차 10기와 배수갑문 8문(수문 가로×세로 15.3×12m)으로 이뤄져있다. 수차구조물 1개조의 크기는 길이 9.3m, 폭 61.1m, 높이 35m에 달하고, 그 속에 날개 직경 7.5m 터빈을 단 초대형 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연간 발전량은 552.7GWh에 달한다. 시화호 수질을 살리기 위해 출발한 조력발전소가 소양강댐의 1.56배에 해당하는 50만 인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발전 방식은 밀물을 이용하는 ‘단류식 창조발전’ 방식이 적용됐다. 

시화조력은 내해와 외해의 차이가 2m 정도일 때부터 발전을 시작하도록 설계됐다. 이 차이는 최대 9미터까지 커진다. 밀물이 보통 6시간 지속되므로 실제 발전시간은 4.5시간 정도다. 하루에 두 번 총 9시간 동안 약 150kWh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전력은 시화조력에서 10.5km 떨어진 시화공단내 남시화변전소로 보내진다.

김준규 팀장은 “발전기 터빈과 이를 둘러싼 원형 구조물의 틈은 2mm에 불과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800톤 짜리 수차발전기가 수문이 열리고 닫힐 때 마다 힘차게 돌아가게 됩니다. 녹을 방지하기 위해 해수 접촉부분은 스테인레스 재질을 사용하고, 제작 과정에 전기방식을 적용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올 가을 상업운전 개시 - 수자원공사는 오는 4월 부하테스트를 거쳐 5월에 1호기를 가동할 계획이다. 1기씩 단계적으로 운전을 하면 늦어도 10월이면 본격적인 상업운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2011년은 시화간척사업의 대단원의 막이 조력발전이라는 정점에서 완성되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한편, 시화조력발전소 일대는 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나온 흙을 이용해 6만6000㎡ 규모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미 이 곳을 다녀간 사람만 해도 1만 8000여명. 발전소가 준공하는 올해에는 누적 방문객 5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내다보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도 시화멀티테크노밸리와 연계해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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