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나뭇잎
인공나뭇잎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0.12.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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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류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10조 와트(W)의 탄소가 배제된 청정에너지를 생산해야한다고 한다. 이는 현 미국의 에너지요구량인 3조 2000억 와트의 세 배이다. 지구의 모든 강, 호수와 개천에서 수력발전을 해도 5조W 정도 밖에 안 된다. 원자력을 사용하면 앞으로 50년 동안 이틀에 하나씩 원자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한다.

칼텍(California Technology Institute)의 나단 루이스 박사는 “이 사회는 정책입안자, 정부의 연구비 지급기관, 심지어 과학자들까지도 인류가 현재 국면하고 있는 에너지 위기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만은 절대로 실패할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라고 걱정한다. 그는 식물이 햇빛과 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처럼 인류도 햇빛 같은 보편적인 자원에서 청정에너지를 획득하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광합성작용 연구는 카터행정부 때 시작되었으나 사장되었다. 그러나 올해 4월 에너지부는 1억2200만 달러를 ‘인공 광합성 조인트 센터(Joint Center of Artificial Photosynthesis)에 지급했다. 칼텍, 버클리 국립연구소, 스탠포드, 가주대학 산하의 4개 대학(버클리, 어바인, 산디아고, 산타 바바라)이 수혜자이다. 이들은 첫 해에 2200만 달러를, 나머지는 4년에 걸쳐 받게 된다. 이 연구팀 리더는 루이스 박사이고 연구 목표는 광합성작용을 흉내낼 수 있는 ‘촉매와 광흡수 재료의 개발’이다. 에너지부는 또한 MIT에서 나온 벤처회사 ‘선 카탈리틱스(Sun Catalytix)’의 인공광합성 연구 프로젝트에 400만 달러를 지급했다.

루이스 박사에 의하면 인공잎을 설계하는데 두개의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햇빛(광자)을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포집판(collector)이고 다른 하나는 전자 에너지를 이용하여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는 전자(electrolizer)이다. 그리고 물의 분해작용을 돕는 화학촉매나 금속촉매가 필요하다. 전자 과정은 이미 태양광발전에서 사용되고 있고 후자 과정인 전자도 산업공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기술을 싸고도 효율이 높은 장치로 합성하는 것이다. 촉매를 흔하고 비싸지 않은 재료를 찾는 것이 가장 큰 열쇠다.
1998년 콜로라도의 골든시에 있는 국립 신재생에너지 연구소의 존 터너(John Turner) 박사는 성냥갑 크기의 인공 광합성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장치를 물속에 넣고 햇빛에 노출시키자 나무잎보다 12배나 더 많은 양의 수소와 탄소가 나왔다. 이 장치 1㎠의 값이 1만 달러나 된다. 또 다른 문제는 물의 분해를 위한 물질은 부식성이 높아서 터너의 솔라 퓨얼셀은 수명이 20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껏 그의 실험실은 계속 다른 촉매를 찾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MIT의 다니엘, G. 노세라(Daniel G Nocera) 박사팀은 인산과 코발트 합성물질을 촉매로 사용하여 물에서 산소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수소의 생산에 필요한 촉매는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3월 노세라 박사가 차린 벤처 선 카타리틱스가 에너지부의 연구자금을 받는 수여식에서 “한 병의 물이 한 가구가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하고, 가로 5m×세로 6m 광합성장치로 상온·상압 상태의 강물에서 4시간 안에 3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의 말에 의구심을 품고 있지만 그의 연구는 다른 벤처 캐피탈로부터 지원금을 받는데 성공했다.

솔라셀의 제작에는 비싼 실리콘 크리스탈이 필요하다. 촉매제로 알려진 백금은 28.34그램에 1500 달러로 희귀 금속이다. 인류가 필요한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해서는 제작비가 0.1m²에 1달러 미만, 효율이 10%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게 루이스 박사 주장이다. 그리고 얇고 유연해서 인쇄기로 인쇄하듯이 뽑아내어 둘둘 말아 벽지처럼 카펫처럼 바르거나 깔 수 있어야 한다.

루이스 박사 연구팀은 솔라 퓨얼셀 장치의 첫 단계인 햇빛의 광자(photon)를 모아서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실리콘 나노와이어(nano wire)를 투명한 플라스틱 안에 집어넣은 집광 솔라필름을 만드는 것이다. 나노와이어의 효율은 7%로 시중 솔라셀 효율 20%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담요처럼 둘둘 말아서 사용할 수 있다면 낮은 효율은 상쇄하고도 남는다.

에너지부가 주력 사업으로 지원하는 인공 광합성 기술이 성공한다면 인류는 햇빛과 물을 자원으로 깨끗한 에너지인 수소를 얻고 부산물로는 산소를 얻는다. 수소는 자동차나 발전소 등 산업공정에서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성디젤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수소를 이용하는 연료전지 부산물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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