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북을 도박도시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는 사북을 도박도시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11.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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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마카오 등 세계적으로 도박도시로 유명한 곳은 많다. 이들 지역을 모두 가보지도 않고, 또 한 두 번 여행 삼아 가본 것을 갖고 도박도시의 실상을 모두 알 수는 노릇이다.
하지만 정선 카지노가 있는 사북 같은 도박도시는 최소한 우리가 만들고자 의도했던 작품은 아니다. 미국의 다른 도시에 있는 카지노조차 거기에는 춤추고 노래하는 무도장이 있어 도박만을 하기 위해 카지노장을 찾지는 않는다.

라스베가스의 쇼는 입장료가 200~300달러나 되기 때문에 카지노장의 수입 못지않고 쇼의 수준도 세계 최고이다.
우리는 정선 카지노장을 개설한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문제점을 찾아 개선한 것은 지금까지 전무하다. 정선 카지노장이 있는 함백산은 산 정상이 ‘산소공원’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을 정도로 청정지역이다. 자연적으로 이만한 청정지역을 찾기는 세계적으로 쉽지 않다.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휴양지로 발전시킨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휴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사북은 강원랜드만 있을 뿐 이 지역의 마스터플랜은 없다. 전당포 일색의 도시는 흉흉하기만 하다. 카지노장을 찾는 사람들이 돈 쓸 곳은 오직 사우나, 모텔 뿐이다. 카지노장이 돈을 벌었지, 지역경제에 카지노장이 내는 세금 이외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카지노장을 만들 때 사북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만든 것이지, 국가가 카지노장을 개설해 돈을 벌자고 만든 것은 아니다.
하루에 4000~5000명이 득실거리는 카지노 객장 머신 앞에 앉으면 자리를 빼앗길까봐 일어날 수 없고 마카라, 블랙잭 등은 이중삼중으로 둘러싸여 있다.

자리를 구하려면 예약을 해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십만원씩 주고 자리를 사기도 한다고 한다. 오직 4000~5000명이 도박만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 정선 카지노장인 셈이다.
카지노 측이 한 것이라고는 고작 주변 지역주민의 출입제한이다. 일반 카지노 객장에서 입장료, 주민등록증을 확인받아야 하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운영 시스템이다. 카지노장이 이처럼 열악하게 수익에만 치중해서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은 카지노 산업, 휴양 산업에 관심이 없는 지식경제부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카지노 산업은 민영화해야 하고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카지노장 개설을 요청해오는 지자체가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어차피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장은 시작한 이상 민폐를 최소화시키고 관광 오락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제는 국가가 도박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 논리에 맡기고 국가는 관리자의 위치에 서야 한다. 지식경제부, 강원도, 정선군이 머리를 맞대고 사북의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정선카지노장의 개선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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