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에너지절약은 기본에 충실한 것
건축물 에너지절약은 기본에 충실한 것
  • 조기식 휴다임 대표이사
  • 승인 2010.11.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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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하는 사람은 자유롭고 싶어한다. 미래의 건축주를 위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다 모아 마음껏 설계하고,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 그리고 파란 빛 그런 것들을 자유롭게 건물 안에 넣고 싶다. 그리고 건축가들은 지금까지 마음껏 그렇게 설계해 왔다. 그들의 꿈은 여기 저기서 지극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결국 하나(디자인)만 있고 둘(환경,에너지)은 없었던 그들의 건축물들은 에너지소비와 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 이렇게 아름답기만한 건물들은 21세기의 건물이 될 수 없으며, 환경파괴가 없는, 더 근본적으로는 에너지 소비가 없는 건축물만이 유일한 대안일 수 밖에 없다.

어느덧 변해버린 세계의 유행을 깨닫고 우리는 뒤쳐지지 않으려고 위대한 선언을 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바로 그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조금 늦게 시작하였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의미에서는 말 그대로 의미 있는 선언이었다. 그 이후 정부는 녹색성장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특히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 사용의무화 제도’를 만들어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쓰게 했다. 건축물과 연계된 그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태양열, 지열등)는 여기 저기서 지극히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결국 건물 스스로가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담아두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신규 투자한 신재생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 절약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세금(보조금)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하고있지만, 효율적이지 못한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낭비로 인하여 결국 ‘신재생에너지만이 에너지 절약을 위한 대안이 아니다’고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과연 신재생에너지는 건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일 수밖에 없는가? 이에 대한 답변은 명확하게 하나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바로 ‘그 건물의 에너지소비가 얼마인가?’이다. 독일 베를린의 환경청 건물은 제로에너지 건물이다. 환경청이라면 작은 규모는 아닐 텐데 어떻게 제로에너지가 가능했을까? 바로 ‘기본에 충실한 후’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우리시대의 건물에서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바로 고성능 단열 및 창호, 열교차단, 기밀성 확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갖춰진 후 신재생에너지(이 경우 하수열)를 적용했으므로 제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채 에너지절약, 신재생에너지, 주택성능등급표시제도, 건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 지능형건축물인증제도 등을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역설적인 표현일 수 밖에 없다. 

건축물 에너지절약은 이제 의무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의무조항을 이해하고, 실행하기에 힘든 부분들이 있다. 기본에 충실한 건축(에너지절약설계)을 위해서 단열을 충분히 하는 순간 건축면적은 줄어든다. 면적 산출이 외벽의 중심선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충실하게 단열을 하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된다. 고성능 창호 또한 에너지절약을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매우 기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가격 때문에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두번째로 중요한 기본은 건물의 기밀성이다. 기밀성을 위해서는 시공에서 많은 정성을 기울인 후 기밀성 테스트로 확인하는 것이 필수이지만, 역시 비용문제로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기본에 충실한 건물을 위해 관계볍령을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외단열을 하는 건축 구조체 기준이나, 부족한 보조금, 지원금에 대한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현재 건물과 관련된 다양한 법규와 실행 부분이다. 건물에서 근본적인 에너지절약은 설계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설계자들을 위해 관련 규정들을 하나로 모아 간소화해야 할 것이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건물에너지 관련 법규를 찾아내는 것은 설계자들에게 또 하나의 복잡한 퍼즐 맞추기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세계의 큰 패러다임에 들어있다. 불합리한 것들을 과감하게 수정하고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21세기 건축의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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