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형 하이브리드 지열시스템에 올인”
“선진국형 하이브리드 지열시스템에 올인”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0.10.25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텍엔지니어링 민경천 전무, 대통령 표창 수상
냉각탑·보일러 동시 활용… 지열 단점 보완

▲ 코텍엔지니어링 민경천 전무
“아직 국내 지열시장은 갈 길이 멉니다. 하루라도 빨리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선진국형 지열 냉난방시스템 적용에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지난 15일 열린 ‘제4회 신재생에너지대상’에서 지열 업계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코텍엔지니어링 민경천 전무의 수상 비결이자 소감이다.
민 전무가 몸 담고 있는 지열 전문 업체 코텍엔지니어링은 그 동안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지열 선진국의 우수한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에 적용해 왔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하이브리드 지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건물의 냉난방을 100% 지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냉각탑과 보일러를 동시에 활용하여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민 전무는 “건물의 냉방을 위해 수십년 동안 땅 속에 열을 집어넣다보면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냉방 효과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반대의 경우인 난방도 마찬가지다”라며 “이러한 지열 냉난방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냉각탑과 보일러를 같이 운용하는 것이 하이브리드 지열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지열 시스템은 미국 대형 지열 시스템 대부분에 적용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건설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와 서울시청 신청사의 건물 냉난방에 이 방식이 적용된다.
민 전무는 “9개, 10개 정도의 천공홀이 바둑판 모양으로 뚫려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제2롯데월드에서는 이것의 2~3배 규모로 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냉각탑은 지중열 교환기의 1/10 가격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공사비도 절감할 수 있고, 축열에 대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1석 2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코텍엔지니어링이 완공한 대형 지열 시스템의 대표적인 예는 ‘부산대학교병원’이다.

경상남도 양산신도시에 위치한 부산대학교병원에는 건물 냉난방이 지열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곳에도 일부 건물에는 하이브리드 지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고 한다.
민 전무는 “부산대학교병원의 경우 90% 이상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봤다고 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지열 냉난방이 운용되고 있다”며 “미국, 스웨덴,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지열을 활용한 건물 냉난방 사례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 전무는 ‘그린홈 100만호 사업’, ‘신재생에너지 설치 공공의무화’ 등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모든 지열 사업에 걸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 전무는 “각 세대별로 설치할 것이 아니라 아파트와 같이 집단별로 운용할 수 있는 곳에 지열 시스템을 적용해 나가야 한다”며 “충분히 경제성이 확보된 사안이기 때문에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린홈 100만호 사업 중 지열 냉난방이 도입된 세대는 약 700여 세대이다. 1세대 당 3000만원의 설치 비용이 든다고 가정한다면 단순 계산을 해보더라도 210억원이 소요된다. 3000RT 규모의 제2롯데월드 지열 시스템 설치 비용이 10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어마어마한 비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민 전무는 “공공의무화 제도 때문에 현재 관공서에 도입되는 지열 설비는 전체 냉난방 규모의 약 30% 정도”라며 “미국처럼 건물 냉난방 관리에 있어서는 지열을 100% 사용하게 하는 방안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될 경우 지열 설비에 대한 부실기업을 가려내는 제도적 토대를 갖추는 효과도 덤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지열 시장의 규모는 2000억원 정도였지만 지열전문기업의 수는 무려 약 1450개에 이르렀다. 진입장벽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저가경쟁, 불법하도급 문제 등의 문제로 직결됐다.
민 전무는 “제대로 지열 사업을 하는 업체를 거를 수 있는 제도적 틀이 확고히 구축되야 한다”며 “정부가 시장 추이를 잘 지켜보면서 차분하게 단계별 로드맵을 설정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열 산업이 지금보다 성장된다면 국내 경기를 크게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열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함께 환기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