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의 순기능 살려줬으면
국감의 순기능 살려줬으면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10.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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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경위 국정감사에서 수감기관으로서 가장 불운한 곳을 꼽으라면 한국지역난방공사라고 해야 될 것 같다. 4개 기관이 하루에 함께 받는 국감은 웬만하면 의원들의 질의만 있을 뿐 기관장의 수감태도(국회의원에 대한 예우)만 좋으면 순조롭게 넘어가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례라면 상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난은 “자회사 매각을 중지할 생각이 없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없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내세워 상임위원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 한난 사장은 기본적으로 MB 측근 인사로서 야당의원들의 표적(?)이 되어 있던 바 고분고분하게 굴어도 태클을 걸어 올 것이 뻔한데 정면으로 “노”라고 했으니 화를 자초한 꼴이 되었다. 그 결과 오는 화요일 광물공사와 함께 한 번 더 국감을 받는 것으로 지경위에서 두 번 국감을 받는 기관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한난의 사장이 오랜 기간 해외근무로 국내 사정에 밝지 못한데다가 엔지니어 출신으로 정치적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 같이 일어난 일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수감 성적이 가장 저조한 곳은 가스공사인 것 같다. 국감이 처음도 아닌데 위원들의 질의에 절반 정도밖에 답변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가스공사 사장은 위원 질의에 얼버무리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해받았다. 하지만 일 년을 더 공부하고서도 질의에 쩔쩔매는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더구나 국내 최고의 명문 학부를 나온 이력을 갖고서 말이다. 세평은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덧붙이자면 광물공사는 과다한 홍보를 했다가 속빈 강정이라고 혼쭐이 났다. 자원외교란 장기간의 시간과 전략이 있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데 볼리비아 리튬처럼 설익은 과일을 익은 것처럼 떠들다가 추궁을 당했다.
어쨌거나 이번 지경위 국감은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상임위원들이 준비를 덜했던지, 수감기관들이 잘했던지 둘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한 번 더 감사를 받는 한난은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출자회사와 신규사업 중단이라는 기업의 생명인 ‘성장’의 길이 막혀 있는 곳이다. 출자지분이나 자회사의 매각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막으려는 정부의 조치로 이해된다. 상장회사인 한난으로서는 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지만 정부출자 기관으로서 명(?)을 어길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곳이다.

더구나 같은 공기업이면서도 한전 자회사의 경우 집단에너지 사업의 참여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모순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국정감사의 본질을 살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책이 잘못 추진되고 있는 것을 바로잡아 간다면 국감의 순기능이 국민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재감의 현장에서 지켜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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