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과 자원개발
환율전쟁과 자원개발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10.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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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쏟아지는 환율전쟁 보도로 수출전선에 있는 경영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투자심리까지 위축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미국과의 통상무역 균형차원에서 잘 매듭지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연초와는 달리 하반기로 갈수록 비관론이 점점 지면을 넓혀가고 있다.

이렇게 환율에 대한 전망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세계경제가 지표상으로만 건전해 보일 뿐 경기부양책으로 복용한 약물과다의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세계 경제성장률이 순전히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의 선전으로 겨우 2%대를 유지하는 데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불균형을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내수가 환율방어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세계가 모두 아는 마당에 중국을 몰아세우는데 한계가 있다.

한마디로 이번 환율전쟁은 자국의 필살기보다는 상대방의 무기력함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지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와 끈기가 요구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경기침체와 환율대란이 자원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자원개발의 핵은 자금력과 기술력이다. 다행히 세계경제 속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동조하지 않는 디커플링현상은 신흥국가의 자원개발을 위한 재원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자금력이 바닥이 난 선진국들의 기술력과 중국의 자금력이 신흥국의 자원개발에 동원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차관을 빌려주면서 원유현물을 공급받기로 한 협정은 중국에게 에너지수요 증대에 따른 도입비용을 절감하게 하는 동시에 이자놀이의 재미까지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국은 부채를 회수하는 전략에서조차 환율대란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막대한 자금이 중국개발은행과 국부펀드에서 쏟아진 관계로 이를 회수하는 데 있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변화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돈의 흐름이다. 글로벌 신용 위기로 선진국 기업들이 M&A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틈타 경제 호황과 막대한 외환보유액으로 무장한 개도국이 세계 M&A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즉, 최근 자금의 이동이 개도국에서 개도국으로 흐르고 있다. 심지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여, 세계 자금 순유입 가운데 약 60%는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영국·스페인·이탈리아·호주 등으로도 약 20%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자금의 흐름이 개도국에서 개도국으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선진국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구나 돈이 되는 사업, 특히, 알토란 같은 자원개발 사업에는 바로 국부펀드가 큰 손으로 활약하고 있고, 심지어 시티은행과 같은 금융권까지 국부펀드의 힘이 뻗치고 있다는 점은 환율전쟁에서 자금력이 있는 개도국의 태도가 과거와 같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더해 준다.  

이러한 자본시장의 변화 속에서 국내기업의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환경은 어떠한가?
그동안 정부나 기업이 기울여 온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그간의 재원조달 노력은 눈물겹다. 2007년 자원개발펀드를 론칭하고, 국민연금의 일부를 떼어내어 매년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한 것은 재원을 확충한다는 양적인 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국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가 미국 체사피크 지분을 인수한 것 또한 새로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할 여지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지난 10월 5일, ‘국가 에너지정책의 미래비전 제시’를 위해 정부는 에너지위원회를 출범하였다. 앞으로 자원개발과 관련한 실질적인 투자유인은 무엇이며, 재원조달에 있어 민간자본과 공적자금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 많은 연구가 진행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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