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챠, 지구온난화·토질 개선·바이오연료 ‘일석삼조’
바이오챠, 지구온난화·토질 개선·바이오연료 ‘일석삼조’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0.09.20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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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이오챠 이니셔티브(IBI) 국제회의가 지난 주 브라질에서 열렸다. ‘바이오챠’란 말하자면 ‘숯’이다. ‘국제 숯 학술대회’인 셈이다. 5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숯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숯이 가지고 있는 탄소포집 기능을 재발견했기 때문이다.

3톤의 바이오매스를 저온 저산소 분해법인 피로리시스(pyrolysis)법으로 처리하면 1~2톤은 숯이 된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신가스(Syngas)’는 전기로 바꿀 수 있고 기름은 바이오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숯을 또한 토양에 섞으면 숯이 가지고 있는 다공성 구조 때문에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 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영양을 공급해 농사의 수확량도 높인다.

바이오챠는 목재뿐만 아니라 각종 농업의 폐기물, 동물의 배설물, 모든 종류의 유기물을 재료로 사용해 토질을 개선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붙여진 숯의 다른 이름이다. 바이오매스를 그냥 자연상태로 두면 100% 탄소로 되어 대기 중으로 날아갈 것을 숯으로 만들면 30~60%의 탄소를 지구에 남겨 둘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염세적인 과학자 제임스 러브락 박사가 세계의 모든 농산물 폐기물을 바이오챠로 만드는 방법이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가이아 빈스(Gaia Vince)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을 정도이다.
숯을 흙에 넣는 농경법은 오래 전부터 토양학자들이 연구해 왔다. 테라 프레타라는 이름이 붙여진 숯이 섞인 아마존 주변의 토양이 척박한 지역에서 발견했다. 테라 프레타가 있는 지역만은 숲이 무성하고 농사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이 흙은 기원 전 부터 이 지역 원주민의 농사법으로 추측된다.

현재 이 흙을 지역 주민들이 상품으로 팔고 있다. 브라질의 리오데 자네이로에서 열리는 이번 제3차 바이오챠 국제 대회는 참석자들을 테라 프레타 지역으로 안내하는 투어도 마련하고 있다.
숯의 다양한 혜택에 대한 재조명으로 세계 각처에서는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확산되어 간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코펜하겐 유엔 기후회의에서 삼림 황폐를 막는 수단으로 바이오챠를 토의했고 영국은 국립 바이오챠 연구소를 설립했다. 중국 또한 지난 3년 전 부터 바이오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에서 바이오챠의 연구가 활발하고 미국도 상원에서 처리해야할 기후법 속에 바이오챠 프로젝트 지원 내용이 들어 있다.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과 달리 바이오챠의 탄소 포집은 새 연구가 필요없이 확실하고도 경제적이고 유동성이 크다.
한 농가에서도 만들 수도 있고 큰 공장에서도 만들 수 있다. 태평양 서북 국립연구소의 환경 지구화학자 제임스 아모네트(James Amonett)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수행한 바이오챠의 온난화 감축 효과 연구로 보면 바이오챠로 연간 세계 총 탄소 배출량의 12%를 감축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주 브라질에 모인 수 백 명의 토양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비교해 볼 것이다. 바이오챠의 토양 개선에 대한 효과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일반화한다면 바이오챠의 재료가 무엇인지 토양의 상태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는 아주 미미한 개선이 있는가 하면 어떤 케이스로는 획기적인 개선도 보인다고 한다.

한 예를 들어 보면 바이오챠 연구계의 선두주자라고 볼 수 있는 코넬 대학의 요하네스 러맨(Johannes Lehmann)박사는 아프리카 케냐에 한 세기 전에는 숲이었으나 수 십 년의 농사로 황폐한 농경지에 옥수수 농사를 바이오로 실험을 했는데 수확량이 두 배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마른 해바라기를 섞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해바라기와 바이오챠와의 다른 점은 해바라기는 해마다 다시 넣어야 되지만 숯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쌀 농사는 상당한 양의 메탄가스 배출로 심각한 논제이다. 세계식량기구(FAO)에서는 메탄 배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바이오챠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벼 껍질이며 볏단 모두를 바이오챠로 만들어 논에 다시 넣으면 메탄도 줄이고 수확량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한 실험은 캄보디아 벵밀리아 사원 근처의 한 논에서 했는데 8월 2일 현재 바이오챠를 넣은 논의 벼가 더 검고 더 무성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편 콜로라도 주정부 삼림청의 조셉 두다(Joseph Duda) 삼림관리과장은 산불 방지를 위해 바이오챠를 사용한다. 그는 잔가지와 쓰러진 나무들 병충해로 고사된 나무들은 산불의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에 없애야 하는데 이들이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그 해결책으로 그 지역의 “바이오챠 엔지니어링” 회사와 계약하여 바이오챠 기계가 실린 트럭을 현장에 가지고 와서 바이오챠를 만든다고 한다. 두다씨는 “현재는 바이오챠로 만드는 경비를 주정부의 산불 방지 예산에서 사용해야 하지만 농부들이 바이오챠의 토양 개선의 가치를 알게 되고 시장이 형성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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