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형 메가 에너지시장 설계가 필요하다
융합형 메가 에너지시장 설계가 필요하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9.13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 전력, 신재생, 효율 및 CO2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역동적으로 시장이 개설되고 있다.
최근 KDI의 용역보고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전력부문에서는 발전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력시장이 개선될 것이며,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의 도입으로 새로운 인증서(REC) 거래 시장이 개설될 것이다.

또한, 현재 법제화는 되지 않았지만 전력, 가스, 열 등 에너지공급사를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향상 의무화제도(EERS)의 시행과 이의 거래시장 도입이 적극 검토되고 있으며, 산업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량이 할당될 경우 탄소배출권 거래시장도 머지 않아 탄생할 것이다. 
즉, 네 가지의 거대한 에너지시장(전력거래시장, 신재생 인증서 거래시장, 효율향상 및 배출권 거래시장)이 도입되었거나 조만간 도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다양한 에너지시장의 창출은 각 사업 영역에서의 거래효율 극대화를 통하여 관련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기본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에너지 시장의 창출은 상당한 부가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는데, 이는 관련 기술개발의 촉진, 새로운 서비스 산업의 창출을 통한 고용 증대 효과, 관련 기술 및 서비스 시장의 해외 진출 촉진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시장들은 각기 독립적인 상태에서 설계되고 있거나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도출할 수 있다.

즉, 사업자의 복잡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사이의 상호 모순이나 병목현상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또한 정부의 입장에서도 각 시장에 대해서만 독립적인 규제를 시행할 경우 상호 연관되는 부분에서 규제의 맹점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깊은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전력시장뿐만 아니라 새로이 태동될 신재생인증서 거래시장, 효율향상 시장, 배출권 거래시장 사이의 상호 연관성 파악이 최우선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각기 시장규칙의 개선점을 도출하고 개선하여야 한다.

또한, 각 시장 부문에서 현재의 에너지 산업구조가 효율성 극대화 관점에서 적합한지 여부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도 필요하다. 융합적인 관점에서 에너지시장을 살펴보아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동일한 에너지사업자가 다양한 에너지시장에 참여하여 거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 발전사업자는 화력설비와 더불어 신재생설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시장과 신재생인증서 시장에 참여하여야 하며, 만약 해당 발전회사에게 온실가스 감축량 및 효율향상 목표량이 주어질 경우에는 배출권 거래시장 및 효율향상 시장에 참여하여야 한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 발전사업자에게 온실가스 감축량 및 효율향상 의무량이 주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지만, 전력 판매경쟁이 기본적인 사업 환경인 북미 및 EU 국가의 전력 판매사업자에게는 이러한 복수의 에너지시장 참여가 매우 일상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살펴볼 때, 각기의 에너지시장이 독립적으로 설계되고 운용될 경우, 특히, 상호 유기적인 결합과 피드백이 없을 경우에는 적어도 어느 한 시장에서는 왜곡이 발생할 것이며 이 결과 비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효율성이 해당 사업자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네 가지 에너지시장을 융합함과 동시에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각 시장규칙 사이의 정합성과 모순점 파악 및 개선 방향 도출, 해당 거래소들의 통합화 혹은 분리화 정책에 따른 장단점 파악, 개별 에너지시장 개설에 따른 사업자 및 소비자 영향 분석, 융합적인 관점에서의 사전 및 사후 규제체계 확립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전 영향 분석과 시장 메커니즘의 확립이 없이 개별 에너지시장이 개설될 경우, 일정 기간 동안의 혼란과 비효율성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즉, 지금은 융합형 메가 에너지시장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