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이중적 잣대: 공공성 vs. 수익성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이중적 잣대: 공공성 vs. 수익성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8.3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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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II가 얼마전에 한국에 개봉되었다. II에서 가장 팬서비스다운 장면이라면 무엇보다도 자동차경주, F1 경기장면을 꼽을 수 있다. 거기다 더해진 우리의 악동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시원한 한마디, “나는 아이언맨으로 세계평화를 민영화했다”는 아이러니하게 들리지만, 권위적인 미 상원의원을 향해 날린 멋진 어퍼컷이었다.

아이언맨 II의 스토리메이킹은 바로 아이언맨 탄생과 관련한 원천기술을 미국정부로 귀속시켜야 한다는 상원위원과 아이언맨 원천기술 보유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간의 팽팽한 대립각에서 비롯된다. 원천기술이 ‘공공재’이므로 정부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상원의원의 주장과 아이언맨이 개인의 지적재산권으로 이루어진 ‘사유재’이므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인공이 공청회에서 벌이는 논쟁은 우리로 하여금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하여 생각게 한다.

우리는 우리의 편의에 따라 사업초기에는 자원개발 사업을 ‘공공성’이라는 명분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하지만, 투자결과에 대해서는 ‘수익성’이라는 평가 툴을 들이댄다. 이러한 이중적 잣대가 과연 합리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까?
옛 말에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자원개발사업은 주변의 축복과 시기 속에서 출발하지만, 일단 사업이 시작되면 투자성과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감수해야 한다.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이르쿠츠크사업은 한때 한반도의 에너지안보라는 거창한 소명을 다할 것처럼 비춰졌다가 장기간 투자비에 비하여 성과가 없다며, 수익성 잣대로 몰매를 맞은 사업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여러 자원개발 사업 또한 몇 년 뒤를 걱정하며 소심한 행보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하는가? 문제는 자원개발의 특수성을 감안한 자체 평가 툴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공기업의 자원개발 사업은 경영평가 대상이면서 기관장 평가 대상이기도 하다. 국정감사 대상이기도 하면서 자체 감사 대상이기도 하다. 한쪽은 수익성 및 사업추진성과를 단기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한쪽은 규정대로 했는지, 사업영역을 벗어났는지를 본다.
그렇다면, 자원개발에 대한 특수성을 정말 이해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자원개발 사업은 커다란 종합선물세트이다.

한 번에 소진하지도 못하지만, 혼자 다 먹지도 못한다. 즉, 사업범위를 규정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라고 하면 사업은 추진자체가 불가능한다. 그리고, 단기적인 성과를 독촉하면서 지속가능한 자원개발사업의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
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검토되었던 리스크분석의 항목은 리스크분석으로 수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리스크분석에 검토되었던 정량화될 수 있는 리스크와 정량화되지 않은 항목들을 모두 평가대상에 포함시켜 통합적으로 관리할 때, 비로서 자원개발사업을 제대로 평가하였다 할 수 있다.

특히, 리스크관리에서 비시장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은 사업평가는 제대로 된 평가툴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평가는 장기적인 프레임 내에서 시장 리스크와 비시장 리스크를 모두 감안한 포괄적인 평가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는 자원개발과 관련하여 많은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몽골에 대한 사업이 광물자원에서 에너지자원, 신재생에너지에서 청정개발사업까지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몽골에서의 사업은 몽골내에서 사업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개발된 자원이 광물이건 에너지건, 환경상품이건가에 몽골 국경을 넘어서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즉, 비시장 리스크가 시장 리스크를 지배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업일수록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평가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수익성만 가지고 폄하되기 십상이다.

아마도 지금 한 손에는 몽둥이를 들고 뒷짐 진채 소리 없이 자원개발 사업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지켜보는 자들의 손에 들은 몽둥이보다도 더 무서운 따가운 충고가 아닐까 싶다.

왜냐면, 자원개발사업의 전면에 선 사람들은 깜깜한 터널 안에 있기 때문에 터널이 얼마나 긴지, 터널 밖이 얼마나 밝은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터널 안과 터널 밖을 연결하는 소통의 채널, 양질의 정보,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과 수용하는 자세가 바로 자원개발에 대한 태생적이고 이중적인 잣대를 함께 극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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