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첨/ 한전기공·한기 연내매각 왜 힘드나
초첨/ 한전기공·한기 연내매각 왜 힘드나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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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 인한 투자심리 위축 ‘결정타’
 
한전기공과 한국전력기술의 연내 민영화가 불가능한 것은 일정 상으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있으나 그보다는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극도로 침체돼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전기공과 한기 모두 한 번의 유찰을 경험하고 재입찰을 준비하고 있으나 재입찰이 순조롭게 이뤄져 연내에 매각이 이뤄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 경기 침체로 국내업체들 모두가 대규모의 투자를 꺼리고 있는데다 미국 테러사태 이후 외국기업들의 움직임마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류는 유찰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기의 경우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효성중공업, 대림산업, 한진중공업 등이 입찰의향서를 냈지만 실제로 입찰에 참여한 곳은 두산중공업 한 곳 뿐이었다.
가격조건 등이 맞지 않아 유찰된 것이 아니라 아예 입찰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동적으로 유찰된 것으로 모양새가 좋지 않은 유찰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기업들의 최근 투자심리를 적나라하게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기의 투자가치나 실제가격 등 현안을 떠나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현재로선 대규모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한기의 경우 12월 중순에 다시 입찰을 할 예정이지만 이같은 분위기에서는 연내에 매각이 이뤄지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전기공의 경우도 이같은 점에 있어서는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1차 입찰에서 두산중공업과 효성이 최종입찰서를 냈지만 한전 제시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고용승계와 임금인상 등 다른 현안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점을 차치하고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전기공의 재입찰 과정을 볼 때도 기업들의 투자분위기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재입찰의향서를 제출 시 두산중공업과 효성 외에 외국사인 알스톰과 프라마톰, 타이코 등이 입찰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이들 외국기업이 실제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3개 외국사는 입찰의향서만 제출했지 그 이후 움직임이 거의 없어 투자의향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전반적인 투자분위기는 당장 연내 매각이 어렵다는 점을 넘어 내년에도 매각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투자여건이 단시간에 회복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업계에서도 연내에 우선협상대상자 만이라도 결정할 수 있으면 大성공이 아니냐는 분위기이다.
또한 내년에도 매각이 쉽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 우선 시장에서 공모를 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연내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한전기공과 한기의 민영화는 전반적인 투자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매각에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변국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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