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공짜 에어컨 바람을 찾아다니던 때’는 추억의 저편으로 접어놔야겠다. 도심 속에서 서민들의 달콤한 피난처였던 은행과 백화점에 대한 정부의 에너지이용 규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그 규제를 피해가기는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정부가 기준으로 내건 실내온도 26℃가 참기 어려울 정도의 인내심이 요구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단지 여름에는 냉방된 찬 공기에 익숙해진 우리의 삶의 습관이 그렇게 느낄 뿐이다.
에너지 다소비건물의 규제는 친환경성이 국가 정책에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즉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발한 에너지 생산과 소비는 높은 경제성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되었지만, 이제는 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둔 시대가 온 것이다.
최근 우리 회사는 신사옥을 준공하여 본사를 이전한바 있다. 경영자 본인의 입장에서는 신사옥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경영지표상의 문제뿐 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 해결사항으로 다가왔다.
이에 전 임직원이 다함께 실천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회사는 적합한 아이디어를 채택하여 직원 모두가 에너지절약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약 10% 이상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성과도출을 위하여 끊임없는 시도를 할 것이다.
에너지절감 성과로 기대되는 우리의 실천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면 ▲적정 실내온도 유지하기: 냉방온도 27℃ 유지를 위한 내부 온도 모니터링 에어컨의 설정 온도를 1도 높이면 전력을 7% 절약할 수 있다. 사무실 내 온도계를 설치하여 실내온도를 모니터링 하는 것도 에너지 관리에 효과적이다. ▲야근/휴일 등 소수 인원 근무시 Zone 냉방실시 소수인원 근무시 Zone 냉방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또한,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에어컨을 26℃로 설정해도 24℃로 틀어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전등과 PC/모니터/복사기 등 전원 OFF, 사무·가전기기는 사용하지 않는 대기 상태에서도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따라서 점심시간에 사용하지 않는 사무기기 전원 OFF로 하여 에너지 절감을 실천 할 수 있다.
▲ 대기전력 차단을 위한 플러그 제거 : 소비전력 11% 절감효과 퇴근 시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를 생활화하는 것만으로도 11%의 에너지 절약효과가 있다. 작은 습관의 변화로 1년에 한 달은 전기를 공짜로 쓸 수 있는 셈이다. ▲엘리베이터 층별 운행 : 에너지 절감, 대기시간 단축. 엘리베이터는 정지·출발시에 소비되는 전력양이 크다. 이에 정지 층수를 줄이면 엘리베이터의 기동 횟수가 감소되어 결국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이다. ▲기타 - 낮 시간대에는 창가등 소등 - 정수기, 자판기에 타이머 부착으로 심야 시간대 전기를 차단하는 등 여러가지 에너지절약 방안을 채택하여 적극 실천하고 있다.
직원들이 직장에서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단지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율적인 에너지절약 분위기를 사내에 정착시키는 것, 더 나아가 가정과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업의 경제논리 보다 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업을 넘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이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인 것이다.
한편, 건물의 에너지절약은 운영상의 절감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보다 적게 공급 받아도 충분히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건물을 짓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 회사는 사옥을 신축하면서 건물과 일체화된 태양광발전시스템(BIPV)과 버려지는 생활하수에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여, 건물 스스로 필요한 냉난방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전 직원이 친환경 전문기업에 걸맞는 자랑스러운 사옥을 건설했다는 자긍심을 느끼게 되었다.
이처럼 원천적 에너지소비 절약을 위해 ‘Me First’ 정신으로 에너지절약 설비의 선택과 효율적 운영방식이 감안된 건축물 설계가 저탄소·녹색사회 실현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겠다. 멀리 보는 새가 더 높이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