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장에 원전출신이라니
에너지기술연구원장에 원전출신이라니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8.1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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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술연구원장 공모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다. 다음 주 중 이사회가 개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기원 원장 공모는 1차 공모에서 실패하여 2차 공모가 진행 중이다. 1차 공모에서 에기원에 30년 이상 재직했던 인사들이 응모했으나 적격자가 없었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2차 공모에서는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가 원자력을 전공하는 교수 출신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역대 이사장들이 거의 100% 내부 출신 전문가들로 채워 왔는데 비해 이번 인사는 180도 다른 바람이 불어 적지 않게 당혹하고 있는 모습이다. 에너지 분야 산하기관장의 인사 특성이라면 현대, LG 등 기업 출신 정권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원전전공 교수 출신들의 대거 발탁으로 볼 수 있다.
에너지기술과 원전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똑같은 에너지 분야가 아니겠는가할 수도 있지만 에너지 내부적으로 보면 극과 극이다. 에너지절약과 재생에너지를 기본으로 하는 에너지기술연구원과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 정책 주장을 펼치는 원전 분야는 가장 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할 진데 에기원 원장 자리에 원전맨이 거론된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현 정권 초기부터 원전교수 출신들의 득세가 이 정부에서 아직도 막강한 세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느낌이다. 원전은 세계 추세와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로 이 정부 들어 국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이기는 하다.
원전맨이 원전을 떠나 다른 분야까지 지배한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에너지 미래는 일견 원자력이 득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 에너지의 대안으로 볼 수는 없다. 여전히 미래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임에 틀림없다.

상극적인 개념에 사로잡힌 사람을 임명하면 본인도 힘들겠지만 조직은 더욱 힘들게 되어 있다. 전문가라는 것은 각기 그 분야에서 개념이 머릿속에 신념처럼 박혀 있는 것을 뜻한다. 특히 원전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 대단히 부정적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기관장의 인사는 정권이 자신들의 세력을 마음대로 앉혀도 되는 것이 아니다.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정권에게 돌아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 LNG버스 사고에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가스안전공사는 지자체 행정 전문가가 앉아 있고 또 안전에 핵심인 전기안전공사에는 정계출신이 앉아 있다.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이상스러운 것이다.

에너지 기관들은 각각 업무의 특성이 있어 아무나 앉아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또한 맥을 같이해 이 정부 들어 진출한 원전맨 교수 출신들의 득세로 여기저기서 적지 않은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상반된 정책을 펼치는데 따르는 본인과 조직의 마찰, 조직을 운영해 보지 못한 관계로 조직관리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등 현재로서는 성공적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평가될 만한 사람이 없다.

현 정권은 에너지와 자원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세력을 심을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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