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논의를 지켜보며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논의를 지켜보며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8.1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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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이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만간 정부차원의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 발표도 예고되어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문제는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겪고 있는 주요한 문제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최근 호전되고 있는 경기흐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경제는 국제 금융위기를 서서히 벗어나면서 기대 이상의 호황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적 성과는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어 일반국민들이나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 

사상최고의 대기업 경영실적은 일반 서민들이나 중소기업들에게는 남의 나라 일처럼 보일 뿐이다. 오히려 현재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키고 혼란을 심화시킬 뿐이다. 사상 최고의 대기업 경제실적과 사상 최악의 경제력 격차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대기업들의 성과를 중소기업들이 좀 더 많이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대기업들의 솔선수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성과 배분과 관련하여 시장 경제를 벗어난 정부 개입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이러한 요청에 화답하듯 경쟁적으로 중소기업과의 상생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거래 대기업의 인식 전환이다. 중소기업을 단순 하청업체로 간주하여 거래를 하거나 정부와 사회에 대한 눈가림식으로 단편 지원을 하면 지금의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최근 북미지역에서 시작된 리콜 사태로 도요다 자동차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요다의 최근 어려움과는 별개로 도요다가 미국의 빅3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업계 1위로 등극한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매우 중요하다.

도요다는 수급 중소기업을 도급조직화 시켜 신차 개발 설계와 시제품 생산을 공동 수행하고, 부품 생산과 자동차 조립의 효율화를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협력하는 등 중소기업을 실질적인 ‘도요다 조직’으로 네트워킹 한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 지원 차원이 아니라 공존공영의 틀 속에서 모든 논의가 진행이 된다. 진정으로 한 배를 탔고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흔히 이러한 도요다 생산조직이 오늘의 일본 자동차 산업을 견인했고, 반면 단기 성과주의에 급급한 거래관행이 미국 빅3의 몰락을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논의의 핵심은 대기업의 인식전환이다. 대기업의 생산 네트워크에 유능한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이들이 진정한 동일 생산조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정당한 대우를 받을 때 대기업의 미래도 밝아진다.

대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수급 중소기업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제대로 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기획 단계부터 수급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아웃 소싱 기술을 고도화 시켜 생산의 혁신을 이루어내는 능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대기업의 필수 조건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중소기업은 부단한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기업은 자기 회사에 맞는 유능한 중소기업을 찾아 거래관계를 고도화 시켜나가는 것이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반듯이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는 수동적, 폐쇄적, 우열적 관계에서 능동적, 개방적, 협력적 관계로 전환되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일부 대기업들은 도요다 만큼이나 매우 이상적인 중소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기업의 경영성과는 매우 좋고 수급 중소기업들의 경영 여건도 많이 개선되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아직 이러한 기업 문화가 정착되어있지가 않다. 특히 2,  3차 하도급 거래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 커진다. 상생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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