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 30년만에 한국 최고 기업으로
에너지관리공단 30년만에 한국 최고 기업으로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7.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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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중남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성과 중에서 한 가지는 멕시코와 에너지 절약사업(ESCO)을 서로 협력하기로 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통칭 에스코 사업은 92년에 시작해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멀리 중남미 국가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셈이다. 멕시코는 이번 양국 협상에서 여러 가지가 논의 되었지만 특히 에스코 사업에 관심을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져 양국간의 협력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멕시코 대통령은 우리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한국에서 최고 기업이 어디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별 뜻 없이 받아들이면서 삼성이라고 답하자 멕시코 대통령은 에너지관리공단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일화는 비서관들을 통해 수행했던 에너지 관리공단 이태용 이사장에게 전해졌다.
한국의 최고 기업이 삼성인지 모를 리 없는 멕시코 대통령이 에너지관리공단을 한국의 최고 기업으로 치켜세운 것은 아마도 자국의 에너지 절약이 절실하지 않았나 싶다.
앞서 언급한대로 우리나라는 92년부터 에스코 사업을 시작해 18년이나 되는 역사를 갖고 있다.

공단에 알아보았더니 에스코 사업을 통해 한해 111만2000TOE, 금액으로는 4447억원이나 에너지를 절약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절약을 본업으로 하는 기관이지만 항상 “하는 일이 뭐냐”는 비판을 받기 일쑤였다. 에너지절약을 한다고 열심히 했는데 성과를 수치로 나타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스코 사업은 통계작업이 비교적 용이해 자료축적을 해왔던 것이 에스코 사업의 해외진출 성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에스코사업을 시작하던 때만 해도 당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특별히 절약한다고 애쓰지 않아도 고효율 기기로 바꾸기만 해도 30%는 절약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
고효율 시스템의 교체로 에너지 절약이 추진되면서 한등끄기식의 불편했던 캠페인도 옛날 일이 되어버렸다.
지구상의 많은 국가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효율 기기는 몇 개 국가만 생산하고 있어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멕시코도 이와 다를 바 없는 처지에서 공단의 에스코 사업은 바다를 헤매던 배가 등대를 발견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공단은 4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역대 이사장들을 초청 조촐한 자축행사를 처음으로 가졌다고 하는데 이번 멕시코 대통령의 ‘한국 최고 기업’이라는 말한마디가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단은 에너지관리전문기관으로 국제적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이야기 중에는 검사업무를 부설기관으로 분리하고 신재생에너지 센터를 직할로 체제를 바꾸는 것을 비롯해 건물, 교통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질적 권한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위상을 강화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관으로 명성을 얻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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