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기업 차세대 전장은 ‘에너지’
일본 전자기업 차세대 전장은 ‘에너지’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7.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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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 체질개선으로 실적회복 ‘물꼬’
샤프, 박막형 솔라셀 신규라인 가동
파나소닉, ‘15년 세계 3위 전지기업
도시바, 가정용 태양광시스템 진출

일본 전자기업이 차세대 성장업종으로 태양광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LG경제연구원은 4일 ‘글로벌 불황에 맞서온 지난 1년간 일본 기업들은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체질 개선으로 실적 회복에 물꼬를 틀었다“며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소재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엔진을 가동하며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태양광, 2차 전지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유미연 연구원은 “일본 전자 기업들의 차세대 전장은 에너지 사업이다. 일본은 여전히 첨단산업과 미래 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나라 중 하나로 기초기술과 소재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거기에 글로벌 전략이나 응용기술을 더한다면 얼마든지 신사업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태양전지는 일본이 차세대 성장 업종 1순위로 꼽아 그 귀추가 주목되는 분야”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샤프는 약 720억원을 투자해 사카이현 LCD 공장 인근에 박막형 태양전지 셀 신규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 소니의 구글 TV와 가정용 3D 엔터테인먼트 LCD 패널을 생산해 온 기술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다른 기업 대비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입지라는 점에서 상당한 경쟁우위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샤프는 일찌감치 현지 생산 전략을 통해 올 초 이탈리아에 태양전지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는 사카이현의 박막형 태양전지 신공장을 시작으로 일본 내수 시장과 유럽 시장까지 겨냥하려는 샤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산요전기 인수를 마무리한 파나소닉은 산요전기의 태양전지 기술력을 기반으로 2015년 세계 3위의 셀 기업에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유미연 연구원은 “파나소닉과 산요전기 두 업체가 통합하게 되면 충전용 배터리 시장, 특히 도요타나 포드, 혼다 등 자동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카 배터리로 사용되는 니켈수소전지 분야에서 좋은 입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도시바는 세계 시장 점유율 9위인 미국 썬파워(SunPower)로부터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조달하여 올 4월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출시했다. 에어컨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발전 효율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사업을 비롯한 일본기업들의 체질개선 움직임과 관련, 유 연구원은 “일본 기업의 현재 상황이 쇠락을 떨치지 못할 구세대 기업이 보여주는 마지막 카드인 지도 모른다”며 비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면서도 애플을 예로 들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 경쟁전면에 나설 일본 기업들의 새로운 도전에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애플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당시 가장 혁신적인 CEO로 불렸던 마이클 델로부터 ‘회사를 분할하여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게 낫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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