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을 위한 ‘드릴 베이비 드릴’
지열발전을 위한 ‘드릴 베이비 드릴’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0.06.14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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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미국의 미디어는 멕시코만을 검게 만드는 희대의 유전사고를 시간대로 업데이트 한다. 기름에 덮힌 해양동물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로 나온 사라 페일린이 외치던 “드릴 베이비 드릴”의 구호가 머리에서 윙윙거린다. 기후법의 상원 통과에 도움이 될까하여 공화당이 주장하는 근해 원유 시추공사의 “드릴 베이비 드릴”을 허가해 주었던 오바마 행정부는 희대의 환경재앙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난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구의 심층을 뚫어야 하는 점에서 보면 초기에는 유전 시추와 지열에너지 공사가 같다. 천공이 필요한 탄소 저장이나 핵폐기물의 저장이나 광산 개발에 관한 공사에서 천공비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투자전문지 ‘더 뉴에너지 앤드 퓨얼(The New Energy and Fuel)’에 의하면 지열공사의 경우, 암반을 천공하는 데만 드는 경비는 전체 공사비의 30~40%, 천공 파이프를 다시 집어넣는데 10~15%, 구멍을 케이싱하고 시멘팅하는데 33~38%가 든다고 한다.

비싼 천공비로 인해 지열발전은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분포되어 있는 지역 외에서는 쉽지 않다. 저열 지열발전이나 EGS(En gineered Geothermal System)의 공법을 사용하면 지구의 어디서나 지열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경제성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이 천공비를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미 에너지부(DOE)가 이미 500만불을 지원했고 최근 구글이 400만불을, 그리고 다른 벤처회사가 이미 투자를 했거나 약속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포터 드릴링회사가 2004년에 설립되어 이 기술을 개발해 왔다. 설립자 밥 포터(80세)는 로스 알라모 국립연구소에서 1970년대에 EGS 지열발전에 대한 개념개발에 참여했었고 그후 MIT의 제퍼슨 테스터와 ‘고열온수 파쇄법(Hydrothermal Spallation)’이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받았다. 특허권은 MIT가 보유하고 독점판매권은 자신의 아들 제어드(Jared)와 설립한 포터 드릴링이 보유한다.

고열 파쇄법은 천공 파이프의 끝에 붙어 있는 봉이 암반과 떨어져서 고온`고압의 물을 초음속으로 주입한다. 기존의 천공방법은 땅에 들어가는 천공 막대 끝에 달린 봉(Bit)이 암반에 닿아서 돌아가면서 암반을 기계적으로 분쇄하면서 들어간다.
고열을 이용한 분쇄방법은 상업용 대리석을 제작할 때에 공기를 사용해서 이용해 왔다. 포터 드릴링은 제트엔진을 이용하여 고열의 물을 초음속으로 심층에 주입한다.

DOE 웹사이트에서 포터 드릴링의 지원금을 위한 설명을 보면 ‘포터 드릴링 기술은 특히 견고한 결정체 암반을 뚫어야 하는 EGS 공법을 위해 설계됐다. 이는 10㎞(3만피트)까지 어느 장소에서나 뚫을 수 있다. 포터 천공 기술은 온수 파쇄(Hydrothermal Spallation) 방법을 사용하여 화강암을 뚫을 수 있고 기존 방법보다 속도가 5배 빠르다’라고 적고 있다. 포터 드릴링은 지난 8월에 시범 천공을 했다. 직경 4인치 구멍을 1000피트 뚫었다고 한다. 회사의 CEO 제어드 포터에 의하면 “종래의 방법으로 시간당 5~10 피트밖에 뚫을 수가 없지만 우리 방법으로는 시간당 30피트를 뚫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봉을 갈아 끼울 필요없이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심층의 봉을 꺼냈다 넣었다 하는 것은 시간도 지연될 뿐만 아니라 인건비 지출이 초래됩니다” 그는 자신들의 천공 기술로 지열공사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의 최종목적은 지열에너지를 장소에 구별없이 쉽게 획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구글은 2008년도 3000만불을 신재생에너지개발의 생산가를 낮추는 데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고 1000만불을 지열에너지 투자에 지정했었다. 그중 일부는 캘리포니아 가이저 지역에 EGS 공법으로 지열발전을 하는 알타록(AltaRock) 회사의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얼마전 주민들의 지진에 대한 불만으로 폐쇄되었다.

‘더 뉴에너지 앤드 퓨얼’에 의하면 포터 드릴링 기술로 EGS 공사를 하면 전체 공사비의 30~60%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BP의 근해 유전시추가 가능하도록 한 ‘드릴 베이비 드릴’이 적어도 미국은 이번 유전 재앙으로 화석연료인 석유가 아니고 청정에너지인 지열에너지를 위한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칠 수 있는 교훈을 얻게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 포토 드릴링의 기술로 파쇄한 화강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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