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해상풍력 리포트
2020년 세계 해상풍력 ‘빅 3’ 한국기업이 노린다
국내 주요 기업의 해상풍력 리포트
2020년 세계 해상풍력 ‘빅 3’ 한국기업이 노린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5.31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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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품 생산 목표… 3~5MW급 개발

▲ 두산중공업이 아시아 최초로 자체 개발한 3MW급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제주 김녕 실증단지 전경.
이달 초 에너지기술평가원 사무실에서 만난 한경섭 지경부 풍력에너지 R&D 프로그램 디렉터(PD)는 “올해 재생에너지화두는 단연 해상풍력이다. 과거 육상풍력 보급 사례에서 정부는 해상풍력은 ‘국산’ 제품으로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해외 수출과 국가 산업을 이끄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우리 해상풍력의 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몇 달 뒤 뚜껑이 열려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나와 있는 내용들을 한 데 모으면 정부의 시기별 큰 그림은 이렇게 예상할 수 있다. 우선 1단계, 실증이다. 올해 소규모 시범단지를 착공, 2013년까지 실증운전 실적을 확보하면서 제품의 신뢰성을 쌓는다. 동시에 주요 부품과 기술에 대한 국산화를 진행한다.
국산 풍력발전기의 대규모 생산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보이는 2014년부터는 산업화 체계를 다지고, 기술이나 정책에서 미비한 점을 채워넣는 것이다. 국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전력계통망에 대한 국가 차원의 액션이 나와줘야 한다. 민간에서도 해상풍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없애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2015년, 세계 풍력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는데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국내에서도 해상풍력을 늘리고, 그동안 쌓은  실적을 앞세워 계속해서 세계 시장을 두드린다. 부품 제조업체도 하나의 산업군으로 형성될 수 있는 수준까지 간다. 물론 아직 논의 단계에 있기 때문에 바뀔 여지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하지만 정책기조인 수출산업화는 그대로 가져갈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국내 시장 규모는 RPS 체제에서 해상풍력이 얼마나 경제성을 보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전전력연구원의 이준신 박사는 “RPS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해상풍력”이라며 “RPS의 절반을 해상풍력이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2014년 이후 국내 시장은 2조원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발전기 제작사, 건설사 등 현장을 들여다봤다.


▲더 크게, 더 빨리, 해외로 - 아시아 최초로 3MW급 해상풍력용 발전기(모델명 WinDS 3000)의 자체 개발에 성공한 두산중공업. 기어드 타입에 발전기는 풀컨버터를 적용한 영구자석형(PMG) 타입이다. 염분에 견딜 수 있는 부식방지 소재와 기술도 개발, 적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개발을 완료하고, 제주도 김녕에 설치, 현재 실증 중이다. 육상에서 안정적인 운전실적과 노하우를 쌓으면 내년 봄에는 해상으로 도전한다. 실제 제품생산 시점은 1년간의 해상 운전실적을 확보하는 시점에 맞춰 2012년으로 잡았다. 

국내 최초로 해외수출에 성공한 삼성중공업은 2020년 세계 1위가 목표다. 조선업에 진출한지 20년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으니, 풍력은 절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올해 초부터 5MW급 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2년간 제품 개발을 끝내고, 2012년 육상, 이듬해 해상 실증을 거쳐 계획대로라면 2013년 여름부터는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조선 부문 역량을 살려서 설치·유지보수 선박 건조를 위한 개념 설계까지 이미 진행된 상태다.

현대중공업이 실제 보유한 기종은 1.5MW, 1.6MW, 2MW, 2.5MW로 모두 4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 3사가 해상풍력에 모두 뛰어들었다. 해양구조물에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고, 해상공사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회사 내부적으로도 엔진사업부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다만 5MW급 제품 개발은 검토 중인데 공동 개발이냐 기술도입이냐를 놓고 결정을 못내린 상황이다. 현재 4MW급을 개발 중이고 앞으로 5MW 개발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플랫폼 형태로는 세계 최초로 건조되는 해상 풍력발전기 설치선을 제작한다. 독일의 알베에사(RWE AG)로부터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ind Turbine Installation Vessel)을 4억 5000만 달러에 수주한 것. 이 선박은 길이는 109m, 폭은 40m, 기둥높이 120m, 날개길이 60m에 달하는 5MW급 해상풍력발전기 4기를 싣고 최대 7.5노트(시속 13.9km)의 속력으로 운행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해 내년 말까지 모두 인도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미국의 풍력업체인 드윈드사를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드윈드사가 미국의 리틀프링글사로부터 3000만 달러 상당의 풍력발전기를 수주하는 등 풍력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드윈드사와 노바 스코시아의 신설법인을 양축으로 북미지역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고 유럽과 중국 등지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정부로부터 5MW 해상용 풍력발전기 개발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2012년 1월까지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실제 제품생산은 2013년부터로 잡고 있다. 중저풍속에서도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해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유니슨은 3.6MW급, 기어리스 타입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 2009년 자체 개발에 착수 내년 말까지 끝낼 예정이다. 일년간의 실증을 거쳐 2013년 1월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침체된 건설 경기, 해상풍력으로 극복 - 건설 경기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도 해상풍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육상과 달리 건설사 비중이 크기 때문에 포스코건설, 금호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등은 EPC 업체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GS건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세계 일류상품을 의미하는 월드클래스(WC)상품 중 하나로 해상풍력을 선정하고, 덴마크, 노르웨이, 영국 등 해상풍력 건설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과 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를 통해 내부 역량을 키우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풍력발전단지 시장은 매년 14%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는 유망한 시장인데다 건설사 참여 비중도 크다”며 “해상구조물 및 기초설계 차별화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풍력단지 건설 과정에서 파운데이션 비용을 줄이면 전체 공사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해외 기업과의 공동연구로 그들의 경험을 습득하고, 국내 실정에 맞으면서도 공사비는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설계·시공 방법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GS건설은 우선 정부가 추진하는 시범단지에 참여함으로써 경험을 쌓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세웠다. 이 과정에서 세계시장이 요구하는 공정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인증 획득이 가능한 수준의 실력을 인정받아 해외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GS건설은 지난 연말 덴마크 해상풍력 설계 전문기업을 초청, 해양기술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한전전력연구원, 대학교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상풍력 세미나를 개최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 현대중공업의 군산 풍력 발전기 제조공장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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