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통신해양기상위성 독립의 해
6월 천리안위성 발사… ‘국산’ 기상정보 얻는다
2010년은 통신해양기상위성 독립의 해
6월 천리안위성 발사… ‘국산’ 기상정보 얻는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5.24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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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재생에너지 자원지도 제작에 기상위성 관측자료 활용

▲ 서애숙 국가기상위성센터장
2010년 대한민국은 통신해양기상위성 독립국 대열에 합류한다. 사실 우리가 매일 아침 TV 뉴스에서 접하는 일기예보 속 구름 사진은 사실 우리나라 것이 아니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는 외국의 기상위성이 보내주는 자료를 써왔다. 30분 간격으로 한 박자 늦게 들어오는 자료로는 기상이변이 빈번한 21세기 기후변화시대에 제대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2003년 9월 정부는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개발에 착수했다.

무려 7년에 걸쳐 2009년 12월 최종 완성된 천리안위성은 발사중량 2500kg의 중·대형급 위성으로 3시간 간격으로 전 지구를 관측하고, 동아시아 지역은 15분 간격으로 관측하게 된다. 태풍과 같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 주변은 8분 간격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지난 3월 발사장인 프랑스령 기아나 꾸르 우주센터로 옮겨져 현장에서의 최종점검을 마친 천리안 위성은 올 6월말 경 발사를 앞두고 있다.

발사 후에도 정상운영 위치인 적도 상공 3만6000km, 동경 128.2도에 도달하기까지 보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기자가 충북 진천 광혜원에 자리잡은 국가기상위성센터를 찾은 지난 12일은 천리안 위성 발사 후 정상 운영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IOT’ 부서가 센터 내 통합운영실 옆에 사무실을 차린 날이었다. ‘궤도상 시험(IOT, In-Orbit Test)’ 이란 위성 발사 후 6개월간 위성체, 탑재체, 그리고 지상국 시스템의 모든 부분의 정상작동 여부를 검토하고, 관측자료의 품질절검과 문제점 개선 작업 등을 의미한다.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해도 정상 운영하기까지 과정도 결코 순탄치 않기 때문에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 국가기상위성센터를 비롯해 항공우주연구원, 해양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등 천리안위성 운영과 관련된 모든 기관들이 동시에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국내 첫 기상위성 발사와 운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애숙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은 “IOT는 앞으로 7년간 천리안위성이 맡은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하기 위한 총체적인 리허설”이라고 설명했다.
  

- 국가기상위성센터(이하 센터)를 소개해달라.
“국민들이 매일 일기예보에서 보시는 구름영상이 바로 위성에서 관측된 자료입니다. 센터는 좀 더 정확한 기상위성 관측자료를 확보하고, 처리·분석하여 일기예보를 지원하는 기상청 소속기관입니다. 급변하는 기후환경변화 시대에 바다, 산악, 사막 등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을 관측하는 위성관측은 기상예보를 위해 점점 더 중요성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상위성 업무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 발사될 통신해양기상위성(천리안위성)의 기상임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 국내 최초의 통신해양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발사의 의의는.
“기상청의 위성업무는 1970년 처음으로 미국위성 자료를 수신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그 후로 올해까지 40년 동안 전적으로 외국 기상위성의 관측 자료에 의지하는 상황이었죠. 아무리 관측자료 교환에 대한 국제협력이 잘 되고 있는 기상분야라 해도, 세계 12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G20 회원국으로서 자국의 기상관측을 외국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가의 위상이 걸린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외국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수동적으로 수신해서 활용하면 우리나라에 집중호우가 발생하거나 태풍이 접근해오는 것과 같은 위험 상황에서 정확한 예보가 어렵습니다. 기상상황을 빠르게 보여주는 관측자료가 있어야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는데 30분 간격으로 한 박자 늦게 자료를 받으니 기상예측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우리나라의 기상위성을 가진다는 것은 40년 만에 기상관측분야에서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한다는 것과 함께 기상재해에 훨씬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천리안위성 발사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우선 작년 나로호 1차 발사 때와 같이 발사 수 분 전에도 멈출 수 있는 게 인공위성 발사의 특징입니다. 때문에 아직 정확한 발사일정을 말씀드릴 수 없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성은 지난 3월부터 발사장인 프랑스령 기아나 꾸르 우주센터에 옮겨져 현장에서의 최종점검을 마친 상태입니다. 현재까지는 6월 말 중 발사가 될 예정이고, 발사 후에도 정상운영 위치인 적도상공 3만6000km, 동경 128.2도에 도달하기까지 최대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위성발사는 전체 위성개발 과정 중에 가장 위험도가 높은 시점이며, 성공여부는 이때쯤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그 후에도 위성 수명인 7년간 임무수행 가능여부를 판가름할 6개월 이상의 궤도상 시험(IOT)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성공적인 IOT를 거쳐 2011년 초부터는 정상적인 위성운영과 기상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내년 초부터는 TV 일기예보에서 보시는 구름영상이 우리나라 천리안위성이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천리안위성을 어떻게 활용하게 되나.
“기후가 변하면서 주변에 달라지는 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판단하고 예측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장기간의 기상관측입니다. 위성관측도 마찬가지로 기상관측자료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임무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다, 산악, 사막, 극지 등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기상현상을 관측하는 것, 말 그대로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를 판단하는 자료를 제공하게 됩니다. 기상청은 천리안위성을 보유함으로써 처음으로 우주에서부터 지구의 기후변화를 관측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천리안위성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해마다 관측자료를 축적하게 되면, 역시나 기존에 외국에만 의존해오던 위성관측자료를 독립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외국과의 기후변화 연구에 대한 협력도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데도 천리안위성을 활용할 수 있는지.
“천리안위성을 개발하면서 기상청은 ‘기상자료처리시스템’이라는 독자적인 분석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기상위성 관측정보를 가공·분석해서 16가지 기상정보를 산출하는 기술인데 구름정보, 해수면·지면온도, 일사량, 지구복사량, 에어로솔 관측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게 됩니다. 이 정보들은 장기적으로 기후변화 감시에 활용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배경관측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기상청에서 이미 발표한 바 있는 태양기상자원지도의 경우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일본 기상위성의 1년간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한반도 지역별로 태양에너지 활용에 바탕이 되는 정보를 분석, 제공한 것입니다. 이는 천리안위성의 향후 기상자료처리시스템으로부터 매일 실시간으로 산출되는 표면도달 일사량과 아주 밀접한 호환성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구름, 에어로솔 정보 역시 태양에너지의 효율을 산출하는데 주요한 참고정보가 될 것이구요. 미래 위성기술의 발전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위성관측자료의 지원분야도 풍력, 파력 등으로 점차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기상청이 제작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지도의 특징은.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는 웹(http://resources.nimr.go.kr)을 통해 자원지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표적으로 풍력과 태양자원지도를 제공 중이고, 한반도 지역별로 평균 바람의 강도와 방향, 그리고 일사량 등의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풍력지도는 우리나라 전 국토를 1km×1km 면적의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수치 기상 분석 모델을 활용했기 때문에 원하는 모든 고도와 지점의 정보를 편리하게 찾아 볼 수 있어 풍력발전단지와 관련 시설의 입지선정에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태양광의 경우 수치기상분석모델을 일본 정지궤도위성자료를 활용해 4km×4km 면적으로 제작했는데 발전소 입지선정이나 농업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국가기상위성센터 운영 계획을 밝혀달라.
“위성관측자료의 활용분야를 넓히기 위한 연구개발에 좀 더 힘쓸 생각입니다. 인공위성이라는 값비싼 관측장비를 들여왔으니, 이제부터 그 생산자료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 필요한 거죠. 특히, 전지구적인 기후변화 시대에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 정책과 기상위성분야는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측자료를 기후정보 분석과 에너지 분야에 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기상청만이 아니라 국가 장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센터에서는 올해 ‘위성자료 기후 및 응용분야 활용기술 개발’이라는 조그마한 연구개발 과제를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기후감시를 위한 위성자료 활용기술 개발은 매우 활발하고 그에 따라 세계기상기구(WMO)를 중심으로 ECV(Essential Climate Variable)를 상시적으로 생산, 제공하는 것이 각국의 기상위성 운영기관의 임무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천리안 위성자료를 기본으로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려고 합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입장에서 기상분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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