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과 자주개발 목표
해외자원개발과 자주개발 목표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5.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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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석유를 비롯한 광물자원 국제가격의 상승세가 사뭇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만해도 배럴 당 70달러 선을 오르내렸던 석유가격은 85달러를 넘어섰으며, 동(銅) 가격의 경우 4월 이후 톤당 7500달러를 넘어서며 ‘07년 세계경제 활황 시 보였던 사상 최고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국제 유가와 연동되어 있는 국내 휘발유 가격도 리터 당 2000원대에 근접하며 다시 서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자원가격의 상승은 이렇듯 서민 생활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경제성장, 무역수지, 고용 등 국가경제에도 악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다.
그러한 이유로 정부는 ‘70년대 말 이후부터 해외자원개발투자 확대 정책을 통해 국가의 자원안보는 물론이고 낮은 가격으로 확보된 자원을 통해 경제적 이윤을 늘리고 국가경제의 충격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투자규모는 괄목할 만한 증가가 있었다. ‘02년 만해도 연간 5억달러에 불과하던 해외자원개발 투자규모는 ’08년 59억 달러로 6년 만에 12배 증가하였으며, 올 한해의 투자액만도 130억달러 이상의 사상최대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규모 증가는 최근의 자원가격 상승으로 투자기업의 수익 확보 기회가 늘어난 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2004년 이후 해외자원 자주개발 목표를 정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기업에 대한 투자 독려와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한 정부의 노력 또한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해외자원 자주개발률이란 국내기업이 투자한 생산 유전 혹은 광산의 자원생산량에 국내 기업의 투지분을 곱하여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을 산출한 후, 이들 물량을 해당 자원의 수입물량과 비교한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면, 석유의 자주개발율이 10%라 함은, 우리가 연간 수입하는 석유 총수입량의 약 10%를 국내 기업이 해외유전개발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정부는 경제 운용에 있어 산업적 중요성이 높은 8개 광종(석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동, 철, 아연, 니켈)을 전략광종으로 선정하고 있으며, 이들 광종 각각에 대해 자주개발율 목표를 설정하고, 매년 이의 달성 여부를 평가하여 자원확보 정책의 성과를 판단하고 있다. 
자주개발률이란 수치목표를 해외자원개발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뿐이다.
그 이유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막대한 규모의 에너지와 금속자원을 소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요의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안보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주개발률이란 구체적 목표를 갖고 해외자원개발 확대를 위한 보다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가 필요했던 구조적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주개발률이란 목표는 앞에서 언급한 여러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몇 몇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이것만으로는 해외자원개발 투자사업의 경제적 효율성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자주개발 목표달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국회 혹은 감사부서에서 정부의 관계 부처와 공기업들에 대해 그 책임을 묻게 된다면,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 독려를 피할 수 없게 되며, 이를 수행하는 자원개발 공기업은 경제적 효율성 여부에 대한 판단보다는 투자 규모의 확대에 우선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다면, 비효율적 투자를 통해 발생되는 재정적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자주개발률이라는 해외자원개발 목표에 덧붙여, 투자사업의 효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와 투자 의사결정 시 그 효율성을 검증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개발을 위해 이제라도 정부와 관계전문가들의 고민과 생산적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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